이돌의 다섯 번째 여행
이돌이 도착한 곳에는 눈이 펑펑 내리고 있었어요. 거리엔 온통 일본 말 간판을 단 가게들뿐이었죠. 그리고 손에 부지깽이를 쥐고서 이돌에게 호통을 치는 할머니가 있어요. 이번엔 국밥집 손자인가 봐요.
이돌이 할머니와 함께 들어선 국밥집엔 손님이 몇 명 있었어요. 그중 한 사람, 장 선생은 아까부터 혼자 수첩에 뭔가를 적고 있습니다. 장 선생은 말을 모으는 중이래요. ‘말을 모은다고?’ 이돌은 도대체 무슨 말인지 알 수 없었지만 그래도 상관없어요. 어차피 시간 여행 중에는 모르는 것투성이니까요.
그때 갑자기 바깥이 소란스러워지고 장 선생이 당황해 어쩔 줄을 몰라요. 지금 당장 말을 모으고 있던 종이 뭉치를 숨겨야 한다는데……, 이돌의 눈앞에서 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요?
우리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 바로 그 순간으로 떠나다!
백성 누구나 읽고 쓸 수 있는 글자를 만들려던 그 순간, 단 열두 척의 배로 133척의 왜군을 무찌르던 위대한 역사의 그 순간, 하나 된 나라를 꿈꾸던 민족 지도자가 비극적 최후를 맞이하던 바로 그 순간, 팔만 장의 나무 판에 간절한 희망을 새겨 몽골군과 싸우던 그 순간, 우리 말과 글로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으려 애쓰던 그 순간…….
〈역사의 한 순간〉 시리즈를 읽으며 우리는 주인공 이돌과 함께 역사 속으로 시간 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시간은 우리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이 벌어지던 바로 그 순간이지요.
역사 여행이라고 해서 특별히 준비할 것은 없습니다. 일제 강점기에 일본이 우리말을 없애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을 괴롭혔는지, 또 우리나라 최초의 국어사전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아무것도 몰라도 괜찮습니다. 그냥 이돌과 함께 짧은 여행을 마치고 무사히 돌아오기만 하면 됩니다.
〈역사의 한 순간〉 시리즈는 구체적인 역사 지식을 전달하려고 기획한 책이 아닙니다. 그래서 빼곡한 학습 정보도, 설명을 담은 부록도 찾아볼 수 없지요. 우리 역사 속의 커다란 발자취를 되짚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