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주인 문 여소, 복 들어강께 문 여소, 개갱 갱 매/캥 마주깽 ~
드가요 드가요, 만복이 들어가요, 개갱 갱 매/캥 마주깽 ~
쳐 드리세 쳐 드리세 만복을 쳐 드리세, 개갱 갱 매/캥 마주깽 ~
전통 마을의 마당밟이(지신밟기에서 집집마다 찾아가 풍물굿패들이 복을 빌며 외치는 고사덕담이다. 한때는 박제화되고 그나마도 흔적도 없이 사라져 가던 풍물은 어느 순간 ‘사물놀이’를 매개로, 그리고 80년대 이후에는 대학가를 중심으로 현실적인 운동과 결합하면서 생명력을 회복하여 이제는 우리 문화의 든든한 버팀목이자 활력소가 되며 21세기의 1/5을 경과하는 이 즈음에 다시 ‘기회’와 ‘위기’의 갈림길에 서 있는 것처럼 보인다. ‘퓨전국악’이 세계적 붐을 불러일으키고, 사물놀이가 전 세계적인 저변을 갖춘 장르로 자리매김하는 이면에는 원형의 계승과 전통의 현대화라는 이중의 과제에 치이고, 다른 한편으로 전통 농어촌 사회의 공동화(空洞化, 노령화(老齡化 등의 파도가 밀려와서, 그 맥을 끊어 놓으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풍물이 존재감도 없고 대중적 호응이 없던 시기에는 누구도 돌아보는 이가 없어서, 또 시대적 흐름을 타고 폭발적인 호응을 얻을 때는 그저 두드리고 춤추는 데 정신이 팔려서, 풍물의 역사와 실제 현장을 기록하고 보존하며 그 속에서 피고 지는 숱한 이야기들을 담아내는 작업은 소홀하기 이를 데 없었다. 이 상황에서, 풍물의 현장과 그 속의 사람 이야기를 기록하는 일을 평생의 사명으로 여기고 나선 이가 조춘영이다.
저자는 전라도, 충청도, 경상도, 경기도, 강원도 그리고 서울 한복판에서 마을과 동네 시장으로 들어가 지신밟기(마당밟이를 연행한 경험이 있는 현역 ‘상쇠’이다. 특히 20~30대 청춘 시절 전라남도 섬마을과 산간 오지 마을의 살아 있는 마을굿을 직접 경험할 수 있었던 운 좋은 세대로 자부하고 있다. 근대 이전의 모습으로 자연과 문명이 어우러져 소박하고 정성스런 바람과 신명의 춤판이 흐드러지던 마당 그리고 굿판은 그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