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명예, 필멸의 존재이기에
1 무엇이 좋은 삶인가
2 누구에게 인정받을 것인가
운명, 피할 수 없다면
3 주체적으로 선택하고 고결하게 판단하라
4 진리를 따르는 삶은 열려 있다
행복, 삶의 목적이 다르다면
5 인간다움에서 찾아라
6 안팎의 일치를 이뤄라
부(富, 포기할 수 없다면
7 공정한 삶의 터전을 꿈꾸자
8 ‘비판적 거리 두기’로 누려라
정의, 탐리(貪利가 본성이라면
9 약자에게 이익이 되는 철학
10 이로움이 곧 의로움이 되는 철학
아름다움, 감동이 머무는 곳
11 살 만한 가치를 발견할 때
12 소박함에 깃든 미감(美感
분노, 어떤 분노인가
13 공동체의 생명력을 위해
14 삶을 지속하기 위하여
공동체, 만들어 가야 할 ‘우리’
15 공적 합의를 끌어내는 힘
16 상상 공동체를 현실화하는 힘
역사, 미래를 소유하고자
17 삶을 슬기롭게 재구성하라
18 과거를 통해 미래를 기획하라
짓기, 창작에 대하여
19 비극, 단단한 인문학으로
20 역사, 인간을 빚는다
영웅, 내 삶의 이야기
21 지성과 덕성을 잃지 않을 때
22 인문적 토양 위에서
죽음, 삶을 완성하다
23 단단하게 살아간다면, 두렵지 않다
24 죽음에서도 주인이 되어야 한다
에필로그
“주체적으로 선택하고, 고결하게 판단하라!”
고전은 자기계발서 같은 답을 내놓기보다는 끊임없이 성찰을 요구하며 스스로 길을 찾게 만드는 텍스트다. 그래서 고전을 마주하는 것은 내 삶을 토대부터 다시 생각하게 하는 능동적인 독서 혁명이다. 게다가 서양과 동양 고전의 서로 다른 사고 체계를 따라 가느라 종횡무진 갈라지고 부닥치는 읽기 여정은 독서의 넓이와 깊이를 한 차원 더 높여 준다.
김헌 교수는 먼저 ‘명예’에 대한 해답을 ‘무엇이 좋은 삶인가’라는 서양 철학의 전통 위에서 찾는다. 호메로스의 『오뒷세이아』에서 오뒷세우스는 칼륍소가 제안하는 불멸의 약속을 거절한다. “존재하는 모든 것이 죽음에 저항하며 존재를 영원히 지속시키려는 것이 본능적인 욕망이라면” 오뒷세우스의 거절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게다가 오뒷세우스는 험난한 귀향길에서 살아남을 가능성도 크지 않은데? 그런데 ‘감추는 자’라는 뜻의 이름 ‘칼륍소’는, 오뒷세우스가 그녀의 품에 안주한다면 세상에서 ‘영원히 잊힌다는’ 것을 암시한다. 인간이 불멸의 유혹을 물리치고서라도 세상에서 기억되고자 하는 명예욕은 사실 필멸의 존재이기에 더욱 간절해지는 것이다. 오뒷세우스가 꿈꾸는 불멸은 “인간의 조건을 벗어나는 초인간적인 것이 아니라, 필멸이라는 인간의 조건 안에서 이루어지는 인간적인 불멸”이다.
동양 고전은, 그렇다면 “누구에게 인정받을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공자는 “이름값을 바로잡는다.”는 뜻의 정명(正名을 강조한다. 이것은 오늘날과 같은 경쟁사회가 배출한 수많은 가짜 명성이 쌓은 이름값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군자는 실체 없는 허울뿐인 명성이 아니라 ‘실덕(實德’을 근거로 난 이름, 곧 ‘선명(善名’을 추구해야 한다. 우리가 추구하는 명예욕은 과연 이러한 실체가 있는 명예일까? 김월회 교수는 이 공자의 말이 ‘올드해’ 보이느냐고 묻는다. 우리 시대는 “존재 고유의 아우라까지는 담아내지 못해도 존재의 형상만큼은 무한 복제가 가능한” 시대다. “신체와 분리된 이름이 또 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