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실’이라는 공간을 통해 엿보는 어린이의 삶과 소중한 권리
아이들에게 침실은 매우 특별합니다. 대부분의 아이는 소중한 물건을 곁에 두고, 좋아하는 책을 읽다가 잠이 들죠. 그리고 매일 꿈을 꾸며 성장합니다. 이렇듯 잠자리는 아이에 대해 가장 많이 이해할 수 있는 동시에 가장 안전해야 할 공간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모든 아이들의 잠자리가 이처럼 이상적이지는 않습니다.
율리아 귈름은 전 세계 어린이의 다양한 잠자리를 사진으로 보여주어 화제가 된 제임스 몰리슨의 「아이들이 자는 곳 (Where children sleep」이라는 사진집에서 영감을 받아 이 그림책을 만들었다고 전합니다. 그림책 『달님이 보여준 세상』에서는 아이들의 자는 모습을 통해 세상의 다양한 삶을 보여줍니다. 휠체어를 탄 아이의 모습, 텐트에서 생활하는 집시 가족의 잠자리, 온종일 고된 노동을 한 어린이가 일을 마치고 쓰러져 자는 모습,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는 어른의 품에 꼭 안겨 잠든 모습, 몸이 아파 병원에서 입원하여 앓다가 잠든 아이를 지켜보는 엄마의 모습 등 여러 환경과 상황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그림책이야말로 아이와 세상을 연결하는 통로이며, 사회를 변화시키는 강력한 힘이 있다고 생각하는 율리아 작가는 각기 다른 환경에서 자라나는 어린이의 모습을 아울러 담을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습니다. 초원 속 꽃 속에 파묻혀 잠든 소녀는 주로 유럽에 거주하는 집시족 아이를, 이동하는 보트 속 아이와 아빠는 시리아 난민을, 집 없이 떠돌다 우산 아래에서 잠을 청하는 철거민 아이를, 아이를 언제나 등에 업은 채 일하는 아프리카 민족을, 자기 전 기도하는 까까머리 동자승과 장애 아동을 표현하는 휠체어까지 내용에 포함하면서 사회, 경제, 종교, 문화적인 상황들을 모두 포함하고자 노력하였습니다.
율리아는 아이들이 처한 상황을 적나라하게 표현하지는 않되, 모두가 다른 조건과 생활 속에서 잠이 든다는 메시지를 시와 그림으로 담았습니다. ‘다양성’을 사실적으로 담았지만, 아름다우면서도 여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