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위를 둥둥 떠다니는 플라스틱 쓰레기 섬이 보내온 편지
플라스틱 쓰레기 섬은 원래 도시에 살았지만 사람들이 쓰고 버리는 바람에 이곳저곳을 떠돌다가 바다로 흘러들었어요. 덩치가 아주 커서 바다에 떠 있는 섬처럼 보인다고 ‘플라스틱 쓰레기 섬’이라 불리게 되었고요. 덩치가 커서 뜨거운 햇빛을 피하지 못해 이만저만 괴로운 게 아니에요. 아롱다롱 빛 고운 무지개 아저씨와 머나먼 바다 소식을 전해 주는 흰수염고래 아저씨가 이따금 찾아오지만 혼자 놀 때가 훨씬 많아요. 이런 플라스틱 쓰레기 섬한테는 커다란 고민이 하나 있어요. 달님에게 털어놓고 따스한 달빛으로 밤새 위로를 받아도 없어지지 않는 고민을 어린이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 크고 투박한 손으로 꼬불꼬불 삐뚤삐뚤 편지를 썼지요. 그 고민은 바로 자기 자신이래요. 계속 끝없이 커지면서도 잘게 부스러지는 몸 때문에 바다를 더럽히고 바다 친구들을 아프게 하니까요. 이렇게 계속 커지다가 태평양을 전부 뒤덮어 버릴까 봐 정말 걱정된대요. 이를 어쩌면 좋을까요.
고민투성이 플라스틱 쓰레기 섬을 웃게 만드는 건 단 하나의 꿈
플라스틱 쓰레기 섬은 한때 고래들보다 훨씬 작았어요. 그때는 코뿔바다오리, 물범, 나비고기, 가오리 모두모두 친구였지요. 개구쟁이 문어는 둘도 없는 단짝이었고요. 하지만 사람들이 끊임없이 플라스틱을 쓰고 버려 대는 바람에 플라스틱 쓰레기 섬은 계속 커졌어요. 커지기만 하면 다행이었을 텐데 뜨거운 햇빛과 거센 파도 때문에 몸을 이루던 플라스틱 알갱이들이 떨어져 나갔지 뭐예요. 그 알갱이들을 바다 친구들이 맛있는 먹이인 줄 착각해 먹고는 시름시름 앓다 죽고 말았어요. 단짝 문어도요. 그 후로 바다 동물들은 겁을 잔뜩 먹고 플라스틱 쓰레기 섬만 보면 도망가기 바빠요. 플라스틱 쓰레기 섬은 이런 자신이 괴롭고 무섭고 슬프기만 해요. 울다 지쳐 잠들어 꿈을 꿀 때만 잠시 행복할 뿐이에요. 도시로 돌아가서 재활용되어 몸이 다시 작아지는 꿈을 꿀 때 말이에요. 플라스틱 쓰레기 섬의 꿈이 현실로 이루어질 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