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워할 수 없는 이름, 가족
엄마는 우울증에 시달리다 어린 케니와 니키를 떠났다. 아빠는 술에 빠져 엉망이 되어 버렸다. 니키는 학습 장애를 앓는 형 케니를 돌봐야 했다. 맨식빵으로 배를 채우고, 제대로 씻지 못해 따돌림을 당하고, 바지가 짧아져서 놀림을 받는 사이 형제는 사춘기 소년이 되었다. 니키와 케니는 외로웠고 엄마와 아빠가 원망스러웠다. 아니, 사실은 평범한 가족이 너무나 그리웠다. 다행히 아빠는 일상으로 돌아와 형제에게 사랑을 주려 애쓰고 있고, 케니는 특수 학교에 적응해 가고, 니키 역시 감추기만 하던 감정을 드러내는 법을 익히는 중이다. 그리고 형제 앞에 엄마가 나타났다. 니키와 케니에게 수도 없이 보낸 편지가 엇갈렸다는 진실과 함께.
지금 형제는 “사랑해.”라는 말을 차마 하진 못하지만 어깨를 맞대고 나란히 서 있거나, 소파에 함께 앉아 텔레비전을 보거나, 밥을 먹으며 서로 농담을 하면서 가족의 의미를 깨달아 가는 중이다. 그리고 “이리 오렴, 이 실없는 녀석들. 우리 피자나 시켜 먹자.”라는 아빠의 말이 그 어떤 말보다 큰 사랑 고백이라는 것을 알아 가고 있다.
나와 형과 아빠는 엄마를 만나러 이곳에 왔다.
“니키, 너 괜찮니?”
아빠가 내 어깨에 손을 올리며 물었다.
“네.”
내가 말했다. 그리고 전에는 한 번도 하지 않았던 말을 덧붙였다.
“사랑해요, 아빠. 아빠는 늘…… 우리 곁에 있어 줬잖아요.”
“아니다, 니키. 난 떠났었다. 늘 있어 준 건 너였지. 너였다…….”
“우리였어요. 아빠와 우리.” -본문 중에서
형제는 서로를 성장시킨다
니키에게 학습 장애를 앓는 형 케니는 늘 챙겨야 하는 존재이다. 부모의 부재 속에서 니키는 보호자가 되었다. 빵이 모자라면 형을 먼저 먹이고, 잠들지 못하면 이야기를 들려주고, 추우면 형의 모자와 장갑을 챙긴다. 동생 덕분에 케니는 점점 세상 밖으로 나와 특수 학교에서 친구들을 사귀고 가여운 동물을 보면 마음을 다해 보살핀다.
형을 보살피는 동안 니키 역시 자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