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언제쯤 다정하게 둘러앉을 수 있을까?
우리가 기다리는 미래에서 날아온 초대장
‘어린이다움’은 여러 모로 문제적인 개념이고, 대개는 어른들이 어린이를 자기 마음대로 보고 싶을 때 편의적으로 가져다 쓰곤 한다. 하지만 어린이문학이 현실의 어린이를 바라볼 때 어떤 어린이를 데려다 놓을까는 꼭 필요한 고민이기도 하다. 오랫동안 권위에 짓눌렸던 어린이들을 해방시키는 과정에서 개구쟁이나 말썽꾸러기, 반항아가 각별히 사랑 받게 된 것은 필요한 일이었지만 상대적으로 ‘착한 어린이’들이 인기 없는 캐릭터가 된 것만은 퍽 아쉬운 일이다. 『반쪽짜리 초대장』은 현실에서라면 딱히 인기를 얻기 어려웠을 순하고 고분고분한 어린이들을 동물로 표현했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멧돼지 둥이는 야생동물이 갖는 통념과 달리 꽤나 감상적이고 생각이 깊다. 무얼 물어도 쉽게 대답하는 법이 없으며, 계절이나 기후 변화에도 예민하고 매사에 진지하다. 토루와 샤로는 그런 둥이를 귀여워하면서도 좀 어려워하는 듯한데 그건 둥이의 모습 그대로를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독자가 보기에 둥이와 토루, 샤로는 똑같이 착하다. 곰 아저씨의 쓸쓸한 노랫소리를 지나치지 못하고, 친구가 혹시 마음이 상했을까 봐 기색을 살피거나 가만히 기다려 주는 일들은 비단 어린이뿐 아니라 상호 존중과 배려가 절실한 우리에게 꼭 필요한 태도인 것이다.
이렇게 『반쪽짜리 초대장』은 삶에 긍정적이고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을 그리면서도 결코 뻔하거나 진부하지 않게 다룬다. 세상이 아름답다고 강력히 주장하는 대신 설렘, 쓸쓸함, 아쉬움, 그리움 같은 일상의 간질간질한 감정에 주목하는 것인데 이런 감정들이 우울함으로 흐르지 않는 것은 이들에게 친구가 있기 때문이고, ‘놀이의 세계’에서 숨바꼭질과 소풍을 좋아하는 어린이로 살고 있기 때문이다. 이 꼬마 동물들이 속한 세계에서는 시간이나 계절, 첫눈이나 소나기마저도 살아 숨쉬고 있어서(“비는 금방 그칠 수도 있지만 제법 오래 내릴 수도 있어요. 그건 오로지 비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