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나의 동시대인, 페소아
01 다시 리스본으로 ― 페소아의 처음, 그리고 마지막 도시
02 하나이자 여럿인 사람 ― 페소아의 이명 놀이
03 여행 없이 여행하는 자 ― 여행이 무슨 소용인가
04 ‘오르페우’는 계속된다 ― 포르투갈 모더니즘의 기수
05 파편과 폐허의 미학 ― 『불안의 책』을 즐기는 법
06 천재와 광기 ― 병보다 지독한 병
07 모든 연애편지는 바보 같다 ― 그녀, 오펠리아
08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모르는 시인 ― 인정 투쟁
09 지옥의 입구 ― 세기의 자살극 한가운데
10 리스본 사람들 ― 삶과 문학의 장소에서 만나다
11 사 -카르네이루와 페소아 ― 문학적 이상을 공유하다
12 페소아와 정치 ― 꿈꾸는 편을 선호하다
EPILOGUE 페소아의 마지막 조언, 사물 너머를 본다는 것은
페소아 문학의 키워드
페소아 생애의 결정적 장면
읽어볼 만한 책
“복수複數가 되어라, 저 우주만큼!”
하나이자 동시에 수십 명, 그 이상이었던 작가
페소아는 자신의 본명 말고도 여러 사람의 다른 이름으로 창작 활동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집계된 이름만 120여 개 이상이지만, 가장 대표적인 이명 삼인방으로 알베르투 카에이루, 리카르두 레이스, 알바루 드 캄푸스를 들 수 있다. 가명을 사용해 창작 활동을 한 작가는 문학사에서 여럿 있었지만, 페소아처럼 각 인물의 삶을 전체적으로 설계하고 각각의 작품 세계가 독립적인 성향을 띠면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기까지 하는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처럼 ‘이명’이라는 요소를 빼놓고 페소아라는 작가를 이야기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사람들이 페소아에게 매료되는 요소를 하나만 꼽으라면 뭐니 뭐니 해도 이명”이라고 저자 역시 가장 먼저 손꼽는다.
페소아는 이미 여섯 살 무렵부터 다른 이름의 인물을 삶에 도입하기 시작했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이것이 더더욱 본격화되어 이명의 이름으로 작품을 써서 발표하기도 했고, 1914년 그의 대표 이명 삼인방이 등장한 이래 그의 창작 활동은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저자는 이명들의 작품을 통해 페소아가 지녔던, 하나의 이름 아래 묶이기에는 너무도 다양했던 창작욕을 가늠해본다. 페소아에게 이명은 “단 한 명의 나에 갇힐 뻔한 ‘다양한 나들’을 해방시킨 창작 기계”였다. “이 모든 것을 뒤에서 조종했던 것도 페소아이지만, 이 모두에게 무대를 내주고 자신을 비우는 것 외에는 한 일이 없다고 너스레를 떤 것 역시 그였다. 한마디로 그는 잘 놀았던 인간, ‘호모 루덴스’(유희의 인간라는 말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는 시인이었다.”
또한 페소아에게 이명은 문학적 인물 그 이상이었다. 페소아의 이명들은 페소아의 삶에 깊숙이 영향을 끼쳤고, 심지어 페소아의 현실 인물들과 교류하기도 했다. 저자는 이러한 페소아의 삶과 문학의 세계를 총체적인 관점으로 접근한다.
페소아라는 ‘사람’
그리고 페소아를 기억하고 사랑하는 리스본 사람들
‘페소아Pesso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