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1 디자인의 배신
1/1 낭만에 대하여 | 디자이너 + 갑과 을의 관계
1/2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 디자인 + 배신
1/3 굳이 변명을 하자면 | 디자인의 환상 + 미디어
1/4 그게 무슨 의미가 있니? | 디자인 + 의미 부여
1/5 친구가 연말에 차를 바꾼 이유 | 디자인회사 운영의 현실
1/6 어르신이라는 권리? | 디자인 공모전
+2 디자인이 살았던 시간
2/1 B급이라는 권력 그리고 남기남 | B급 + 디자인
2/2 우리의 영웅은 어디에 있을까? | 미국에 대한 맹신
2/3 좋아함에 대하여 | 좋아하는 이유 + 역사
2/4 수학數學을 수학修學하는 이유| 공부의 목적 + 논리의 부족
2/5 안녕 피카소야! 피카소야 안녕~ | 책으로만 배운 미술
2/6 만화와 놀까?| 디자인 + 글 읽기
2/7 꼰대의 사회학 | 지금이 혹시 포스트모더니즘?
+3 욕망 그리고 디자인
3/1 디자인의 욕망은 세상을 구할 수 있을까? | 인지 + 디자인
3/2 성선설과 성악설| 제도 + 디자인
3/3 참 대단하신 경쟁의 시대 | 대학 + 성적
3/4 디자인의 주인은 누구인가?| 디자인이 살아가는 법
3/5 공짜의 맛 | 디자이너 + 부탁
3/6 우리가 좋아하는 것을 포기하는 이유 | 디자인 교육의 문제
에필로그
참고 자료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는 ‘의미 파악’이란 걸 잘해야 하는 곳이다,
그렇다고 이것을 하지 못한다고, 세상살이가 무조건 고달픈 것은 아니다,
단지 당신은 호구의 범주 안에 들 뿐이다
사전에 따른 호구의 기본 의미는 범의 아가리라는 뜻으로, 매우 위태로운 지경이나 경우를 말한다. 또 하나의 의미는 바둑 용어로, 바둑돌 석 점의 같은 색 돌로 둘러싸이고 한쪽만 트인 눈의 자리를 말하는데 이 속에 돌을 두면 당연히 돌을 뺏기는 것으로, 이를 호구짓이라고 한다. 우리가 사용하는 ‘호구’라는 단어는 바둑 용어에서 나온 말로, 어수룩해서 이용하기 좋은 사람을 뜻한다. 호구에겐 갖춰야 할 기본자세가 있다. 거절을 잘 못하고, 나름 착하고, 나름 일을 잘해야 하고, 나름 상대방을 배려하면서 베풀어야 한다. 다만 눈치가 없어서 낄끼빠빠(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져라를 못한다. 복잡해진 사회적 관계 안에서 의미 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해 옴팡 뒤집어쓰는 것뿐이다. 데카르트의 추론을 통해 결론을 낸다면 ‘호구’는 분명 좋은 사람이다. 자기계발서에서 흔하게 부르짖는 ‘배려’를 몸소 실천하는 사람들이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이런 착한 사람을 이용하지 못해, 뒤통수를 치지 못해, 안달이 나는 걸까? 그 이유는? 내 삶을 위해, 아니 나름 살기 위해 누군가를 만났고, 누군가에게 부탁했는데 그 부탁의 대가를 챙겨주기엔 내 삶이 더 먼저였던 것은 아니었는지, 그런 식으로 사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것을 재빠르게 알아챈 것은 아니었는지. 「호구의 사회학」은 호구라는 범주 안에 몰린 사람들, 자기계발서를 통해 ‘호구’라는 타이틀을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더 이상 ‘호구’를 부정적인 시선으로 보지 말고, 그 이면에 숨은 심리를 파악해 나름 세상의 한 축을 이어나가는 ‘줄’로 살아보자고 말한다. 물론 이 역변하는 세상에서 ‘호구’라는 캐릭터도 있어야 세상이 스멀스멀하게 넘어갈 수 있지 않겠냐는 반문도 한다.
기호(記號와 기호(嗜好 사이의 간극을 알면
세상 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