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넌 사장, 난 알바
2. 그거 사기잖아
3. 초대받지 않은 손님
4. 엄마, 뭐 하시니?
5. 사과 알바
6. 가족 연습
7. 보이는 게 다가 아니야
8. 진짜 결혼식, 가짜 가족
9. 한 번 쓰고 버리는 것
10. 슬픈 미역국
11. 기쁨과 좌절의 롤러코스터
12. 짝퉁은 소용없어
13. 십 초만 용기를
14. 고기와 이쑤시개
15. 아끼다 똥 되는 것은?
작가의 말
수수께끼로 슬픔을 이겨 내는 아이
네 살 때 교통사고로 엄마, 아빠를 잃고 외할머니와 둘이 사는 박도진은 별명이 수박일 정도로 수수께끼 내기를 좋아합니다. 수수께끼 박사를 줄인 말이지요. 도진이는 분위기가 가라앉거나 어색해질 때마다 수수께끼를 냅니다. 할머니와 친구들은 지칠 줄 모르는 도진이의 수수께끼 놀이에 때로는 깔깔거리며 웃고, 때로는 헛웃음 짓고, 때로는 그만 좀 하라고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도진이가 부모님을 여의었을 때 헛헛해진 마음을 달래고자 날마다 들여다본 《웃음백과》는 도진이가 밝게 살아가는 데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가족 알바로 마음의 빈자리를 메우는 할머니
도진이 할머니 최앵순 여사는 아이돌 그룹 ‘탠저린’의 열혈 팬으로 활동할 정도로 에너지가 넘치는 인물입니다. 할머니는 도진이와 함께 먹고살기 위해 요양보호사 일 말고도 여러 가지 알바를 합니다. 그중에 도진이가 마땅치 않아 하는 일이 있습니다. 바로 가짜 가족이 되어 주는 일입니다. 예를 들면 대신 욕먹어 주기, 조문객이 되어 장례식장 자리 채워 주기, 칠순 잔치 하객 자리 채워 주기 등입니다. 하지만 알바 나갈 때마다 활기가 넘치는 할머니를 보면 투덜거릴 수만은 없습니다.
‘가짜’의 경계를 넘어 ‘진짜’로
할머니는 ‘그냥 아는 사람’, ‘먼 친척’ 등의 역할을 넘어 결혼식에서 신부의 ‘진짜’ 이모 역할을 맡게 됩니다. 가족인 자신을 놔두고 남의 가족이 되어 주는 일을 하러 다니는 할머니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 보육원에서 자란 신부가 시댁에서 보내는 따가운 눈총을 피하기 위해 가짜 가족을 구한 것입니다. 할머니는 신부를 보며 먼저 세상을 떠난 자신의 딸이 생각나 ‘가짜’의 경계를 넘어 ‘진짜’로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가고, 신부는 성큼성큼 다가오는 가짜 이모로부터 뒷걸음질 칩니다.
에너지 넘치던 할머니의 한숨 소리가 나날이 깊어지는 것을 지켜보는 도진이 마음에는 먹구름이 낍니다. 보다 못한 도진이는 벌떡 일어나 할머니를 되돌려놓기 위해 용기 있는 발걸음을 내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