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1학년 1학기 시와 친해지기
가장 아름다운 말
노래와 시
도서관에서 시집 읽기
나를 키우는 시간
1학년 2학기 소설로 깊어지는 우리
용기
진실을 말한다는 것
책의 우주
벽과 알
2학년 1학기 어떤 지적 모험
무지한 스승
나의 코스모스
2학년 2학기 언젠가 세상은 영화가 될 것이다
연애소설을 읽는 시간
우리를 돌아보게 한 우리들
라디오 드라마
This is one of the reasons we are strong
3학년 1학기 문학사의 영토
문학은 헤어진 후에도 서로 사랑하게 합니다
만해, 육사, 동주
나의 이상
3학년 2학기 더 넓은 세상 속으로
우리는 모두 이방인
마지막 과제
우주가 우리에게 준 두 가지 선물
닫는 글_일상의 숲에서
[부록] 나의 책꾸러미
[인용문 출처 리스트]
“매일 더 아름다운 말을 나누고 싶고, 매일 더 아름다운 수업을 하고 싶어”
시험 준비에서 자유로워지자, 수업은 무한히 넓어지고 깊어지고 다채로워졌다. 말과 글로 표현하고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시도해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시집’이라는 책이 있는지조차 몰랐던 아이들에게 오직 시집으로만 도서관 책상을 가득 채워 놀라움을 안겨주고, 저마다의 눈으로 시를 읽으며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게 했다. 또한 아이들은 시를 바탕으로 글과 영상을 만들어냈다. 하고은 선생님은 그러한 과정들이 “국어교사로서 누릴 수 있는 최상급의 기쁨”이었다고 전한다. 극심한 학습 노동에 시달리는 아이들에게 잠시나마 ‘나를 키우는 시간’을 찾아주고 스스로 돌아보게 만드는 다양한 질문들로 “아이들의 삶에 작은 균열을 내주고 싶었다”는 선생님의 진심은 매 학기 성실한 커리큘럼 안에 섬세하게 녹아들었다.
문학수업의 기본은 텍스트를 읽고 생각하는 것이겠지만 선생님의 수업은 때로 텍스트가 아닌 노래와 영화로, 아이들이 직접 만들어나가는 라디오 드라마로, 희곡의 응축된 대사로 세상을 열어나갔다. 이 모든 것이 ‘문학수업’으로 묶일 수 있었던 것은, 문학은 그저 교과서 안에 잠들어 있는 서사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를 표현하는 것, 다른 사람의 생각을 듣고 이해하는 것, 세상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을 만들어나가는 것. 그리하여 나를 돌아보고 우리가 누구인지를 알아가는 것. 문학이 우리에게 주는 이토록 소중한 선물은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입체적인 수업을 통해 아이들의 마음에 번져나갔다.
“우리들의 문학에 선생님과 함께 있어 너무 좋고 감사합니다”
수업을 통해 아이들이 변화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흥미롭다. 하고은 선생님은 학생들을 자신이 가르치고 일깨워야 할 계몽의 대상으로 여기지 않는다. 때론 수업 시간에 말을 하지 않고 아이들의 토론을 지켜보며 방향을 잡아주는 것이 무척 어려운 일이었다고 고백하지만, “제자이자 스승이자 친구”였던 학생들은 스스로 생각하고 질문하고 답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