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시작하며 | 돌·물·피·돈·불·발·꿈에 담긴 도시의 역사를 따라 걷다
CODE 1 돌
01 (2·16·18세기 | 로마 판테온 돌들이여 말하라, 신들이 어디 갔는지!
02 (6세기 | 라벤나 산비탈레 성당 나의 황후를 나를 대하듯 존중하라
03 (12세기 | 볼로냐 두에 토리 내 이웃은 내 적이다
04 (13세기 | 시에나 대성당 이 도시를 당신께 바치오니, 우리를 도우소서!
05 (16·18세기 | 런던 서머싯 하우스 건축자재가 없다고? 교회를 폭파해 그 돌을 가져다 써!
06 (18·19세기 | 바르셀로나 스위터델러 방벽을 헐자, 치욕을 지우자
07 (3·12·19· 21세기 | 파리 몽마르트르와 노트르담 대성당 누가 노트르담을 야만스럽다 할 것인가
CODE 2 물
01 (기원전 5~4세기 | 아테네 아크로폴리스와 피레아스 남성 시민을 위하여, 오직 그들만을 위하여
02 (13~14세기 | 피렌체 산조반니 세례당 그곳에 나는 시인으로 돌아가
03 (15세기 | 베네치아 아카데미아 미술관 시민과 도시, 상업과 종교는 한 몸이다
04 (1·17세기 | 로마 나보나 광장 물만 나오면 다인가, 아름답게 꾸며야지
05 (17~18세기 | 프랑크푸르트 작센하우젠 독일은 맥주? 프랑크푸르트는 사과주
06 (19세기 | 프라하 블타바 강 흐르는 강물의 음향은 매 순간 사라지고 다시 태어난다
07 (13·20세기 | 피렌체 산타크로체 성당 대홍수에 조롱당한 치마부에의 십자가상
CODE 3 피
01 (기원전 5세기 | 아테네 디오니소스 극장 피를 보지 않더라도 삶은 충분히 비극적이다
02 (1세기 | 로마 인술라와 콜로세움 가난한 자들을 물 대신 피로 회유하라
03 (18~19세기 | 파리 콩코르드 광장 조부가 만든 공원에서 왕의 목이 잘리다
04 (18~19세기 | 런던 스미스필드 축산시장 도살장의 짐승 피야 어쩔 수 없지 않소
05 (12·18~20세기 | 프라하 유태인 묘지 이이야말로 카프카적 아이러니 아닌가!
“그곳에 오래 남아 스스로 역사가 되다”
밀라노 두오모 대성당에 새겨진 2020년의 기억
하늘 위에서 카메라로 내려다본 도시의 골목, 광장, 도로에서 사람의 모습을 찾기 어렵다. 평소라면 인파로 가득 차 생기 넘쳤을 테지만, 지금은 어딜 둘러보아도 정적만 흐른다. 이제 카메라는 밀라노 두오모 대성당을 비추다가 점점 멀어지면서 성당 내부로 화면을 전환한다. 텅 빈 성당에서 <생명의 양식>이 오르간 연주와 함께 흘러나온다.
2020년 4월 12일 부활절을 맞이해 이탈리아 출신 테너 안드레아 보첼리가 진행한 ‘희망을 위한 음악’ 공연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 세계 사람들을 위로했다. 특히 <어메이징 그레이스>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화면을 가득 채운 웅장하고 화려한 자태의 두오모 대성당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앞으로 사람들은 밀라노 두오모 대성당을 보면 2020년 한 해의 모습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돌·물·피·돈·불·발·꿈 7코드 × 7갈래로 풀어낸
유럽 도시 역사 속 49가지 결정적 장면들
사람들은 죽고 사라져도 그 자리에 남아 스스로 역사를 증명하는 도시들이 있다. 사람들이 유럽 도시를 사랑하는 이유는 아마 이 때문일 것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는 곳에서는 도시의 이야기도 단절된다. 하지만 오래된 유럽 도시에는 그 위, 아래, 곁을 떠돌며 과거의 기억을 불러오는 흔적들이 남아 이야기를 전한다. 이 책은 과거의 역사를 밝혀줄 흔적들을 찾아 기원전 5세기부터 2020년 현재까지 시대와 공간을 넘나들며 유럽 도시를 여행한다. 이 여행길에서 독자는 영광과 수치, 쾌락과 고통, 아름다움과 추함, 건설과 파괴, 문명과 야만이 만들어낸 49가지의 유럽 도시 풍경과 마주친다.
여행의 발길은 한 시대 한 공간씩 머문다. 특정 장소를 찾아가 현재의 모습을 바라보며 과거의 모습을 떠올린다. 이 책의 저자 윤혜준은 이것을 ‘유럽 도시 시간여행’이라 부른다. 독자들은 지금 눈앞에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