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주운 수첩과 나누는 따뜻한 대화
마음 기댈 수 있는 소중한 내 친구
요즘은 친구에게 직접 편지를 써서 부치거나, 친구와 교환 일기를 쓰는 일이 드물다. 휴대폰만 켜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코로나로 인해 요즘 사람들은 학교나 직장에도 나가지 못하고 누군가와 소통하던 일도 온라인으로 대체되었다. 종이 위에 내 생각과 감정을 직접 써서 기록하고 흔적을 남기던 일이 옛 추억으로 사라져 가는 것 같다. 《안녕, 나의 비밀 친구》는 글로서 내 마음을 전하고 친구와 내밀하게 소통하는 것의 소중함을 다시금 상기시켜 주는 동화다.
이 책의 주인공 제레미는 우연히 학교에서 수첩을 발견한다. 수첩의 주인을 찾아 돌려주려고 했지만, 수첩 속 글과 그림에 빠져들며 수첩을 스스로 간직하게 된다. 그리고 매일 밤 방에서 스탠드를 켜고 몰래 수첩을 읽으며 자신의 따분하던 일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다. 친구와 주고받은 쪽지, 종이 사이에 붙어 있는 마른 팬지꽃, 고양이 두 마리를 그려 넣은 그림엽서 등 온기가 어린 기록을 읽으며 수첩 주인과 깊은 공감대를 만들어 간다. 친구들과 장난치고 시시덕거리는 것이 학교생활의 전부였던 제레미에게 수첩은 삶을 둘러싼 다양한 감정에 대해 일러준다. 제레미는 마음 깊숙한 곳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친구를 만들기로 결심하고 용기를 내어 수첩 주인을 찾아 나선다. 수첩을 매개로 조금씩 성장하고 친구에게 손을 뻗는 제레미의 모습은 진심 어린 소통과 글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 일깨워 준다.
진실을 알고 싶어 하는 친구들이여!
작가와 독자가 함께 벌이는 탐정놀이
이 책 마지막 장의 제목은 ‘진실을 알고 싶어 하는 친구들을 위해’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이 책은 마지막에 큰 반전이 있다. 이전까지의 이야기는 수첩을 주운 제레미가 수첩 주인이 누구인지를 찾는 탐정 이야기처럼 흘러가고 이야기가 마무리되는 듯 보이지만 여기서 저자는 독자들과 탐정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