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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햇볕 토스트 - 사계절 그림책 (양장
저자 이해진
출판사 사계절출판사
출판일 2021-01-12
정가 12,500원
ISBN 9791160946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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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하고 따듯한 낮잠의 풍경
아침 해가 뜨고 시간이 좀 지날라치면 창문을 통해서 노란 햇빛이 성큼 들어옵니다. 마룻바닥에는 따듯한 햇볕 자리가 만들어지고 또각또각 제 갈길 가는 시간에 여백이 생겨납니다. 1월에도 3월에도 12월에도 늘 변함없이 햇볕은 자리를 만들고 우리를 기다립니다. 누가 여기로 들어올까? 이 맛있는 곳에 들어올 사람? 이해진 작가는 늘 반복되는 일상의 작은 풍경 하나를 섬세한 눈으로 골라내어 그림책에 옮겨 놓았습니다. 거기에 ‘햇볕으로 맛있는 빵을 굽다’는 천진한 상상을 보태 놓았습니다.

바삭바삭 촉촉한 노랑의 맛
‘햇볕에 바닥을 노릇노릇 굽습니다. 따듯한 온기가 생긴 자리에는 심심한 아이도 들어와서 노릇노릇. 배는 담요로 따끈따끈. 아이가 폭 잠든 것 같으면 폭신폭신한 고양이를 한 스푼. 또 한 스푼. 그 위에 말랑말랑한 개를 올리고서 말랑말랑 개가 흐물흐물 개가 될 때까지 기다립니다. 기다립니다.’
글을 조금 골라내어 읽어 보아도 이 그림책의 풍경이 잘 그려집니다. 그림책 『햇볕 토스트』는 일반 그림책처럼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책장을 넘겨 보는 책이 아닙니다. 아래에서 위로 책장을 넘깁니다. 위에는 햇살이 들어오는 작고 둥근 창문이 있고, 아래에는 창문과 꼭 닮은 토스트 모양 햇볕에서 뒹굴뒹굴 몸을 구르는 아이와 개와 고양이들이 있습니다. 고정해 놓은 창문에서 바깥 풍경이 달라질 때마다 햇볕 토스트도 달라집니다. 고양이를 한 스푼, 또 한 스푼 햇볕 토스트에 올려놓고 나면 버터나이프가 말랑한 개를 살짝 얹습니다. 말랑말랑 개가 흐물흐물 개가 될 때까지 한참 시간이 지나고서, 창문으로 들어온 바람을 한 꼬집, 토스트 위에 뿌립니다. 위쪽의 창문 밖으로 구름이 지나가면, 그 구름은 고소한 마요네즈처럼 아래쪽 토스트 위에 올라 있습니다.
이 책은 달콤한 낮잠 그림책이면서, 구수한 냄새가 나는 토스트 그림책이기도 합니다. 햇볕과 낮잠이라는 익숙한 코드에 낯선 상상인 토스트를 올려놓아 색다른 맛을 완성했습니다. 창문도 햇볕도 토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