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주인공 태양이는 학교를 마치면 오봉산에 오릅니다. 이유는 같은 반에 있는 우주의 등반 기록을 깨기 위해서이지요. 태양이네 학교는 4학년이 되면 등반 대회를 합니다. 그런데 우주는 아빠와 함께 오봉산에 오르면서 기록이 좋아졌다고 매일 자랑합니다. 처음부터 우주가 태양이네 반에 있었던 건 아닙니다. 우주는 1학년 때 호주로 가서 공부를 하다가 얼마 전에 우리나라로 돌아와 태양이와 같은 반이 됐거든요. 태양이는 반에서 자기가 독차지하던 인기를 우주가 가져가자 몹시 화가 납니다. 더구나 매일 아빠 자랑까지 하니까 이제는 꼴도 보기 싫습니다. 태양이는 오봉산 거북바위에서 자신이 산신령이라고 말하는 ‘은달’이를 만납니다. 은달이는 반에서 우주를 없애려는 태양이를 돕기 시작하지만 어리숙한 은달이를 믿을 수가 없습니다. 태양이, 우주, 은달이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요? 태양이는 우주를 밀어내고 다시 반 아이들의 인기를 얻을 수 있을까요?
책 속으로
나는 서둘러 가방을 메고 학교에 갔다. 걸어가는 동안 축구 결승전에서 우주가 결승 골 세리모니를 하는 모습을 상상했다. 순간 가슴이 꽉, 조이면서 갑갑해졌다.
그때 운동장에 떨어진 빈 음료수 캔이 눈에 들어왔다. 빈 캔을 우주 얼굴이라 생각하며 뻥 찼다. 음료수 캔은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갔다. 속이 좀 시원해지는 것 같았다.
“우이쒸, 어떤 놈이야!”
헉, 하필이면! 덩치가 산만한 형이 뒤통수를 부여잡고 뒤를 돌아봤다. 나는 최대한 얼굴을 가리고 잽싸게 운동장을 내달렸다. “너, 거기 안 서! 나한테 잡히면 죽는다!”
백 미터 달리기를 하는 심정으로 죽어라 뛰었다.
현관에서 신발주머니를 급히 터는데 실내화 두 짝과 함께 뭔가가 툭 떨어졌다. 떨어진 물건 찾을 새도 없이 실내화를 발에 대충 걸쳤다. 신발을 끌어안고 그대로 뛰었다.
계단을 두 칸 세 칸씩 올랐다. 우리 반으로 바로 들어가지 않고 화장실로 쏙 들어갔다.
그냥 딱 봐도 6학년 같아 보였는데, 욕하는 걸 보아하니 싸움도 꽤 잘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