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기다립니다.
숨바꼭질 놀이가 그만 끝나기를, 날이 밝기를.
애견샵에서 소녀와 강아지는 처음 만났습니다. 소녀는 강아지를 집으로 데리고 왔고 둘은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강아지는 소녀의 다정한 손길을 좋아했고, 둘만의 시간을 좋아했으며, 얼른 자라서 소녀를 지켜주고 싶다고 생각하는 듬직한 가족이었어요. 하지만 강아지는 집에 혼자 있게 될 때 불안함에 집을 어지르기도 하고, 일터에서 돌아와 피곤한 소녀의 속도 모르고 산책을 가자고 보채기도 합니다. 소녀는 강아지와 함께 지내면서 점점 더 현실적인 문제들에 부딪히게 됩니다. 외로움을 달래 주고 행복한 일상을 꿈꾸며 데려왔던 강아지가 점차 돌봐 줘야할 피곤하고 귀찮은 존재로 느껴졌지요.
《나는 기다립니다》는 강아지의 시점에서 주인공 소녀와의 만남과 관계를 보여 주고 있습니다. 강아지는 소녀의 생각과 마음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항상 소녀만 바라보고 걱정하고 있습니다. 소녀가 많은 고민 끝에 강아지와 함께 여름휴가를 가서 휴가지에 강아지를 버리고 온 그 순간에도 강아지는 숨바꼭질이 끝나기만을 기다리지요. 다시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가서도 강아지는 소녀와 다시 만나기를 기다립니다. 반대로 소녀는 시간이 흘러갈수록 강아지를 바라보지 않게 됩니다. 처음에는 강아지를 다정하게 안아주고 같이 행복한 시간을 보내지만 강아지로 인한 불편한 일들이 쌓이면서 강아지에게 등을 돌리고 거리를 둡니다.
독자들은 책을 읽으며 가슴 아파하면서도 마음 한 쪽이 무거워지는 걸 느끼게 됩니다. 책 속 소녀의 모습에서 우리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테니까요. 언젠가는 세상 모든 반려동물들의 안타까운 기다림이 끝나기를 바랍니다.
사람한테 받는 위로와 그들한테 받는 위로는 달라요.
그들은 우리한테 이유를 묻지 않아요.
그냥 당신이기 때문에 좋아해요. - 반려견 훈련사 강형욱
가족이 생겼나요?
귀찮아도 깨끗하게 씻겨 주어야 하고, 꼬박꼬박 산책을 나가야 하고,
집을 깨끗이 치워야 하고, 아프지 않은지 세심하게 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