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괄량이 삐삐’를 그래픽노블로 만나다
_우리가 모르고 있었던 고전 명작
최근 고전 명작들이 그래픽노블로 장르를 바꾸어 다시 소개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하지만 <삐삐 그래픽노블>은 그런 경우와는 조금 다르다. 옛 작품을 현재의 작가가 각색 또는 윤색한 것이 아니라 원작자들이 직접 참여했던 작품이기 때문이다. 원작자인 린드그렌과 방 니만은 40여 편의 에피소드를 함께 작업했다.
이 그래픽노블의 시작은 1957년부터 1962년까지 스웨덴의 잡지들에 연재되었던 만화다. 당시에도 많은 주목과 사랑을 받고 있던 <삐삐 롱스타킹> 시리즈였기에, 같은 내용을 바탕으로 한 만화 역시 큰 인기를 누렸다. 그 인기에 힘입어 린드그렌의 작품을 도맡아 출간하던 라벤 앤 셰그렌 출판사는 1969년 연재했던 만화들을 모아 책으로 만들었다.
<삐삐 그래픽노블>은 앞서 어린이책으로 출간되었던 원작의 내용과 분위기를 충분히 반영하면서도, 삐삐가 가진 다양한 매력과 유쾌한 스토리 들을 압축적으로 담았다. 각 에피소드가 약 십여 컷, 네 페이지 정도의 적은 분량임에도 명확한 이야기 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것 역시 놀라운 점이다. 이렇듯 <삐삐 그래픽노블>은 린드그렌 특유의 유머와 재치, 방 니만의 원색적인 색감과 익살스러운 장면 표현을 통해 독자들에게 새로운 장르로서의 고전 명작으로 다가간다.
■ 스스로 찾은 이야기와 놀이 속에서 ‘나만의 세계’를 만들자
_삐삐의 별나게 재미나고, 기이하게 행복한 날들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은 생전 연설이나 인터뷰에서 어린이의 권리에 대해 누구보다 활발히 이야기한 작가다. 그런 린드그렌에게 작가적인 명성을 안겨 준 작품이 <삐삐 롱스타킹> 시리즈인 만큼, 삐삐는 그저 제멋대로인 여자애가 아니라 어린이들이 원하고, 또 어린이들에게 필요한 것들을 설파해 주는 ‘대변인’이다. 삐삐의 이러한 면모는 <삐삐 그래픽노블> 시리즈에도 그대로 옮겨 왔다.
삐삐는 어린 여자애는 혼자 살 수 없다며 보육시설인 어린이집으로 데려가려는 경찰들에게 ‘자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