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깝고 치열한 사투, 누구의 이야기일까?
주인공 17호와 동료들은 쉴 새 없이 다가오는 생명의 위협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친다. 17호가 몇 차례 죽을 고비를 가까스로 넘기는 사이 수많은 동료들이 죽어 널브러진다. 마치 전쟁터 같은 이곳이 한낮의 배추밭이고 주인공 17호가 아주 작은 배추벌레라는 사실이 밝혀지는 순간, 이제까지의 긴장감은 짜릿한 반전이 된다(「용용 죽겠지?」.
《잡을 테면 잡아 봐》는 각각 다른 여섯 생물의 살아남기를 담고 있다. 각 단편은 주인공이 누구인지를 교묘히 숨긴 채 긴박한 상황을 그린다. 독자들은 긴장감과 호기심을 안은 채 주인공의 정체를 짐작하며 이야기에 빠져든다.
위험천만한 사투를 벌이는 주인공의 정체가 밝혀지는 극적인 순간, 독자들은 아주 작은 벌레에게도 커다란 멧돼지에게도 ‘살아남기’란 이토록 치열하고 어려운 일임을 깨닫는다. 인간의 눈에는 고요해 보이는 배추밭이나 숲 속, 과수원은 사실 수많은 생명들로 생생하게 살아 움직인다. 또한 모든 생명이 자기 몫의 삶을 살기 위해 애쓰며, 그러기에 똑같이 소중하다. 여섯 편의 동화는 이 당연하고 평범한 진리를 빠른 전개와 매력적인 반전을 통해 전달한다. 《잡을 테면 잡아 봐》는 어린이 독자들에게 ‘단편 동화’를 읽는 묘미를 만끽하게 하고, 자연의 생명력을 가장 흥미롭게 전달하는 생태 동화집이다.
하나하나 퍼즐을 맞추며 커다란 세계를 발견하다!
「내 이름은 회오리바람」의 주인공인 집고양이 ‘카오’는 숲에서 굶주림과 추위에 시달린다. 그러다 난생처음 날고기를 먹으며 비로소 동물로서의 본성에 눈을 뜬다. 독자들은 카오의 처지에 동정심을 느끼고, 본성을 되찾아 ‘회오리바람’이라는 이름으로 새 삶을 시작하는 마지막 장면에 안도할 것이다. 그런 독자들에게 작가는 또 다른 동물의 안타까운 현실을 보여 준다. 「잡을 테면 잡아 봐」에는 새로운 천적 때문에 위기에 빠진 다람쥐 일족이 등장한다.
‘우리들의 천국에 놈들이 하나둘씩 모여들더니 이제는 아예 떼거리로 몰려다니며 우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