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동화는 섣달 그믐날의 세시풍속을 씨줄로 하고 가족의 유대와 사랑을 날줄로 해서 엮어낸 동화다.
줄거리는 간단하다. 아버지 없이 엄마와 단둘이 살던 주인공 시주가 어느 겨울 외할머니 집에 맡겨진다. 엄마는 잠시 동안이라고 말했지만, 시주는 어쩌면 영영 엄마가 돌아오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불안해한다. 이런 시주를 보듬어주려 애쓰는 외할머니와 외삼촌 그리고 사촌 누나 미주. 그리고 사촌 누나 미주가 시주를 달래주기 위해 들려주는 옛날이야기가 바로 섣달 그믐날 나타나는 마귀함멈과 삼시충이라는 귀신 이야기다. 하지만 시주는 마귀할멈이 무섭고 삼시충이 무섭기만 하다. 마침내 섣달 그믐날 밤이 되고, 외삼촌은 마당에 불을 밝히고 다함께 윷놀이를 한다. 하지만 어쩐 일인지 외할머니며 외삼촌이며 그리고 미주 누나까지 밤을 새워야 한다던 사람들이 하나둘 잠자리에 들기 시작한다. 마지막까지 남은 시주는 절대 잠들지 않겠다며 엄마를 떠올리는 거다.
어려서 아버지를 잃고 엄마와 둘이 살고 있는 어린 시주. 옛날이야기를 진짜인 줄 알고 마귀할멈과 삼시충을 무서워할 만큼 어린 시주. 아직은 어려서 아빠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고 엄마마저 가버리면 어쩌나 하는 불안해하지만, 예가족의 따듯한 사랑이 있는 한 여느 아이처럼 밝고 환하게 자랄 것이다. 작가가 들려주고 싶은 얘기는 결국 그런 가족의 사랑이 아닐까.
재미와 감동을 주는 동화, 어른과 아이가 함께 읽어도 좋은 그런 동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