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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자리
저자 김소희
출판사 만만한책방
출판일 2020-12-10
정가 15,000원
ISBN 9791189499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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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 하나 넣고 그림만 그릴 수 있는 곳이면 되는데….
오늘도 송이랑 순이는 집 구하기에 여념이 없다. 둘은 미대 졸업 후 작가를 꿈꾸며 독립을 결심하고 석 달 동안 알바를 하면서 작업실을 구하는 중이다. 오뎅으로 저녁 한 끼를 겨우 때우며 우연히 오뎅 가게 아주머니에게 매물을 소개받는다. 보증금 삼백에 월세 삼십, 지하 이십 평. 싼 데다 넓기까지. 지하 깊숙한 곳에 있던 그곳은 집이 아니라 목욕탕 자리였다. 깨진 타일, 허물다 만 탕. 더 이상 물이 나오지 않는 수도 파이프에 볕 한 점 들어오지 않는 지하 목욕탕. 그러나 송이와 순이는 오래전 산꼭대기까지 올라와 뜨거운 탕에 몸을 담그고 피로를 풀었을 사람들을 떠올리며 그곳을 둘만의 습작으로 채워 보자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겨울이 오자 단꿈의 현실은 혹독한 추위 속에 무너져만 가고 결국 첫 계약 기간을 못 맞추고 방을 빼게 된다. 그림만 그릴 수 있는 곳이면 아무것도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그건 현실이 아니었다.

그때 우리의 ‘자리’는 어디였을까?
7년 동안 열 번의 이사, 그 속에서 만났던 집과 사람들 이야기!
손에 쥔 돈만으론 멀쩡한 작업실을 구하기 어려웠다. 시세보다 싼 집은 집에 문제가 있었고, 집이 웬만하면 사람들이 문제가 있었다. 문제투성이 집들을 전전해도 꿈을 이루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선 서로를 의지하면 알바를 해 가며 버틸 수밖에 없었다.
작업 시간과 알바 시간의 줄다리기가 느슨해지면 불안이 찾아오고, 금세 월세는 밀리기 일쑤였다. 애써 얻은 집은 정식 매물로 등록되지 못하는, 사람들이 생각지도 못한 구조의 집들 【만만한책방】자리 ?
이 대부분이었고 그곳에 사는 사람도, 그 집을 구하러 간 사람도, 서로에게 연민을 가지게 만드는 집들이었다.
수많은 불법 임대와 건축법에 위반되는 집에서도 꿈을 포기하지 않고 서로를 믿고 위로하던 두 청춘의 이야기. 그들의 꿈을 이루기 위해 버티게 해 주었던 가장 큰 힘은 값비싸고 멀쩡한 집이 아니라 친구라는 서로의 존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