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도서관일까, 불법 도서관일까?
하루에 한 권씩 책을 읽어 400권을 넘긴 책벌레 야스민. 야스민이 하루도 빠뜨리지 않고 들르는 곳은 책 아저씨의 도서관이다. 책 아저씨의 도서관은 길가에 깔린 널빤지와 빛바랜 팻말이 전부다. 하지만 야스민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완변한 도서관이다. 누구에게나 ‘꼭 알맞은 날에, 꼭 알맞은 사람에게, 꼭 알맞은 책을!’ 권하는 책 아저씨가 있기 때문이다. 책 아저씨의 도서관은 야스민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작은 위로를 주는 고마운 곳이다. 그런 도서관에 경고장이 날아든다. 누군가 도서관을 무허가 불법 도서관이라는 투서를 보냈고, 큰 벌금을 내지 않고는 문을 닫아야 한다는 것이다. 회원 가입도, 카드 발급도, 수수료도 없는 도서관, 야스민에게 책 읽는 재미를 알려 준 도서관, 다림질 아줌마에게 이름을 알려 준 도서관, 압둘 아저씨의 꿈을 찾아 준 도서관……. 어느 날 그렇게 모두의 도서관은 허접쓰레기라는 오명을 쓰고 길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경고장, 그 분홍색 경고장은 아예 시작부터 잘못된 거다.
책 아저씨에게 돈을 내라고 할 근거가 없다.
시에서는 도서관을 상업 시설이라고 했다.
상업 시설이라면 뭔가를 돈 받고 파는 곳이란 뜻이다.
그런데 책 아저씨의 도서관은 아무것도 팔지 않는다. -본문 중에서
한 장의 투서에 수백 통의 편지로 맞서다
시청의 부당한 조치에 화가 난 야스민은 수업 시간에도, 식사 시간에도, 친구와의 대화에도 집중하지 못하고 머리를 쥐어짠다. 그러던 중 머릿속을 스치는 게 있었으니, 바로 책 아저씨가 권해 준 인도 옛이야기였다. 사냥꾼이 놓은 덫에 걸린 비둘기들이 서로 힘을 합쳐 그물을 들어 올린 채 하늘을 날다가 두더지의 도움으로 탈출을 하는 이야기이다. 처음 그 책을 읽었을 때 야스민은 의미를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마음속에 오래 머무르게 해야 의미가 떠오르는 이야기라는 아저씨의 말을 야스민은 그제야 깨닫는다. 그리고 비둘기들에게 두더지가 나타났던 것처럼, 야스민에게도 두더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