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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우리는 왜 한나 아렌트를 읽는가
저자 리처드 J. 번스타인
출판사 한길사
출판일 2018-10-19
정가 17,000원
ISBN 978893567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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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독자를 위하여

서론
무국적 상태와 난민
권리를 가질 권리
충성에 근거한 반대│아렌트의 시온주의 비판
인종주의와 분리
악의 평범성
진리, 정치 그리고 거짓말
복수성, 정치 그리고 공적 자유
미국혁명과 혁명정신
개인의 책임과 정치적 책임

혁명정신과 한나 아렌트│옮긴이의 말

주註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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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대표 난민 한나 아렌트

책의 서두에서 번스타인은 아렌트의 삶을 개괄한다. 아렌트의 삶에서 그녀의 사상을 형성한 주요한 국면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아렌트가 난민이었다는 점을 강조한다. 독일에서 나고 자란 아렌트는 나치의 집권에 저항해 시온주의자 친구들을 돕다가 구속당한다. 8일간 조사받고 풀려난 아렌트는 체코슬로바키아를 거쳐 파리로 도망한다. 이후 미국 시민권을 얻기까지 18년간 아렌트는 무국적 상태로 존재한다. 이것이 “아렌트가 무국적자의 곤경과 난민들의 어려운 상태에 민감했던 가장 중요한 이유”이자, 번스타인이 보기에 그녀의 주요한 정치사상이 ‘난민’ 또는 ‘무국적 상태’라는 주제에서 비롯하는 이유다.
아렌트의 곡절은 우리에게도 그리 낯설지 않다. 우리나라에서도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겪으며 수많은 난민이 발생했다. 최근에는 제2차 이라크전쟁과 시리아내전으로 집을 잃은 난민들이 전 세계를 떠돌고 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가 난민 문제를 둘러싸고 찬반으로 분열되는 형국이다.

유럽계 유대인들이 경험했던 이 카프카적 곤경과 오늘날 합법적 미국 입국을 시도하려는 시리아 무슬림들이 직면한 끔찍한 난관 사이에는 불편한 대칭이 존재한다. _ 22쪽

1939년에 나치를 피해 영국으로 입국한 유대인들이 ‘적국 출신’이라는 이유로 연행되고 있다(왼쪽. 2015년에 시리아와 이라크 난민들이 그리스 레스보스섬에 도착했다. 이 둘 사이에는 아렌트의 말처럼 ‘불편한 대칭’이 존재한다.

전체주의의 간편함이 낳은 악의 평범성

아렌트는 난민 문제가 인기 있는 주제도 아니고, 사람들을 불편하게 한다는 점을 잘 알았다. 그런데도 그녀는 이 ‘불편함’에서 자신의 정치사상을 시작한다. 아렌트는 인간으로서 지녀야 할 가장 기본적인 법적 권리를 박탈당함으로써 난민이 생겨나는데, 이런 과정이 법적·제도적으로 진행된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근대 유럽에서 탄생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