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례 Arg menta
Caput I 태초 PRINCIPIVM
Caput II 로마 공화국 RES PVBLICA ROMANA
Caput III 오비디우스 OVIDIVS
Caput IV 에우로파 EVROPA
Caput V 아라크네 ARACHNE
Caput VI 다프네 DAPHNE
Caput VII 파이톤 PHAETHON
Caput VIII 니오베 NIOBE
Caput IX 악타이온 ACTAEON
Caput X 칼립소 CALLISTO
Caput XI 티스베 THISBE
Caput XII 나르키수스 NARCISSVS
Caput XIII 아레투사 ARETHVSA
Caput XIV 필레몬 PHILEMON
Caput XV 퓌그말리온 PYGMALION
Caput XVI 이오 IO
Caput XVII 데우칼리온 DEVCALION
Caput XVIII 뷔블리스 BYBLIS
Caput XIX 알퀴오네 ALKYONE
Caput XX 메데아 MEDEA
Caput XXI 멜레아그로스 MELEAGROS
Caput XXII 오르페우스 ORPHEVS
Caput XXIII 트로이아 전쟁 BELLVM TROIANVM
Caput XXIV 아킬레스의 죽음 MORS ACHILLIS
Caput XXV 아킬레스의 무기 ARMA ACHILLIS
Caput XXVI 폴뤽세나 POLYXENA
Caput XXVII 아이네아스 AENEAS
천 년의 언어를 한 자 한 자 마음에 새기며
당신만의 ‘인생 문장’을 써 내려가자!
‘천천히 서둘러라’라는 뜻의 “FEST?N? LENT?!(페스티나 렌테”. 로마 황제 아우구스투스가 자나 깨나 즐겨 되뇌었던 라틴어 문장이라고 한다. 아우구스투스뿐만 아니다. 미묘함이 살아 있는 이 문장은 고대 이래 수많은 군주들 나아가 지성인들에게 ‘인생 문장’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런 까닭에 위대한 인문주의자 에라스무스는, 르네상스 시대 최대의 베스트셀러였던 자신의 《격언집》에서 “한 번의 망설임과 성급한 결정은 얼마나 큰 폭풍을 야기하며 인간사의 얼마나 큰 몰락을 초래하는가!”라며, 독자들에게 삶의 지침으로 이 문장을 권했던 것이다.
이 유명한 라틴어 문장을 제목으로 달고 있는 《페스티나 렌테》는 아주 ‘특별한’, 라틴어 필사의 책(manuscriptum이다. 첫 번째 특별함은 라틴어라는 고전어를 물씬 느낄 수 있다는 점. 라틴어의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은 바로 정신의 품격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표현의 우아함이다. 총 27개로 이루어진 이 책의 각 장은, 그 매력이 온전히 전해지도록, 로마 시인 오비디우스 《변신이야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를 중심으로 앞으로는 천 년을 지켜온 라틴어 고전 산문과 운문에서 그리고 뒤로는 에라스무스 《격언집》에서 골라 뽑은, 지혜와 아름다움이 담긴 구절과 문장들로 구성했다.
두 번째 특별함은 ‘필사’의 책이라는 점. 아우구스투스 황제가 늘 ‘페스티나 렌테’를 되뇌었듯, 필사도 단지 기억이나 학습의 수단만은 아니다. 되뇌거나 옮겨 적는다는 것은 그 자체로 위안이요, 수련이요 또한 다짐이다. 그 위안과 수련과 다짐의 말과 글은 허공에 흩어지거나 창백한 지면에 머물지 않고, 나지막한 소망으로 오롯이 마음에 새겨진다. 부디, 《페스티나 렌테》의 구절과 문장들을 한 자 한 자 마음에 새기고 옮겨 적어가며, 천 년의 언어 라틴어가 지닌 풍요로움과 그윽함과 더불어, 오직 당신만의 ‘인생 문장’, 당신만의 인생을 찬란하게 써 내려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