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극장에서 사는 고양이 씨네를 아시나요?
“오징어! 땅콩!” 매점 아저씨도 신이 나고 극장 단골 정효네도 긴긴 줄을 서며 영화를 보며, 힘든 극장 식구들을 위로하느라 만축봉투도 건네며, 광주극장과 사람들은 어려움을 함께 이겨 나갔습니다. 늘 좋은 일만 있는 것은 아니었지요. 1980년 5월 광주는 총소리와 함께 군인들에게 포위되고 광주극장은 쫓기는 시민들의 숨은 아지트가 되었습니다. 시간은 흘러 컬러텔레비전이 나와 모두의 마음이 빼앗길 때도, 대자본의 멀티플랙스 복합 상영관이 세상을 뒤덮을 때도 변함없이 좋은 예술 영화를 보여주는 곳으로 우리 곁에 여전히 광주극장과 고양이 씨네는 함께하고 있습니다. 광주극장 단골 관객이었던 김영미, 최용호 두 작가가 수없이 쓰고 덜어내며 다듬은 글과 85년 시간의 흐름을 공들여 담고 재현한 그림이, 극장의 내력을 낱낱이 기억하고 있는 시인 김기리와 불황과 세대 변화를 이겨내며 알뜰히 현장을 운영해 온 김형수의 자문과 감수를 거쳐 완성되었습니다. 특히 여러 과정에서 극장 지킴이 고양이 씨네의 진심 어린 걱정과 희망과 응원은 극장이 오랜 세월 버티는 데 큰 몫을 하게 됩니다. 각 장면마다 열 일하는 고양이 씨네를 따라가며 광주극장을 보는 것 또한 새로운 즐거움입니다.
광주극장은 오늘도 내일도 계속된다.
한국 최초의 사설 극장은 개화기 1907년 5월에 개관한 광무대(光武臺로, 낮에는 소리패 공연을 하고, 밤에는 활동사진을 상영했다고 전해집니다. 같은 해 한 달 뒤 단성사가 문을 열었고, 다음 해인 1908년 원각사가 뒤를 이었으며, 해방 이후 극장은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일제 강점기에 설립되어 현재 국내 유일의 단관극장으로 자리 잡은 광주극장은 ‘한국의 극장’ 역사에서 여러모로 기념비적인 존재가 아닐 수 없습니다.
광주극장은 1935년 일제 강점기에 조선인 자본으로 건립된 문화 공간으로 영화와 연극 · 판소리 · 창극은 물론 1945년 해방 기념 축하대공연 · 조선건국준비위원회 전남도위원회 결성식 ·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