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저자 서문
Chapter 1. “약사 삼촌”
Chapter 2. 나치, 파르벤과 결탁하다
Chapter 3. 이게?아우슈비츠
Chapter 4. 카페시우스, 아우슈비츠에 입성하다
Chapter 5. 아우슈비츠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Chapter 6. 조제실
Chapter 7. “악마를 보았다”
Chapter 8. “바이엘표 독약”
Chapter 9. “알 수 없는 냄새”
Chapter 10. 헝가리계 유대인들
Chapter 11. 금니
Chapter 12. 끝이 임박하다
Chapter 13. “자동 체포”
Chapter 14. “제가 무슨 죄를 저질렀죠?”
Chapter 15. 모두가 모르쇠
Chapter 16. 새로운 시작
Chapter 17. “신 앞에 맹세코 결백합니다”
Chapter 18. “악의 평범성”
Chapter 19. “제게는 명령을 거부할 권한이 없었습니다”
Chapter 20. “살인 가해자”
Chapter 21. 무감각한 관료들
Chapter 22. “이건 웃을 일이 아닙니다”
Chapter 23. 최종 판결
Chapter 24. “그냥 악몽을 꾼 거야”
에필로그
감사의 말
자료 출처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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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서 악마를 보게 될 것이다!”
양심이나 도덕성에 구속되지 않는 상황에서
인간과 기업은 과연 어디까지 타락할 수 있는가
1944년 5월, 아우슈비츠에 막 도착한 루마니아계 의사 베르너의 이야기로 책은 시작된다. 열차를 타고 가족과 함께 끌려온 베르너 앞에는 눈부신 조명을 배경으로 나치 친위대 장교들이 도열해 있었으며, 경비견들이 사납게 짖고 있었다. 베르너는 곧 소스라치게 놀라고 마는데, 예전에 같은 동네에서 약국을 했던 카페시우스를 보았기 때문이다. 친근한 “약사 삼촌”은 어느새 나치 장교가 되어 있었다.
평범한 약사가 어쩌다 아우슈비츠에서 유대인의 생사를 결정하는 나치 장교가 되었을까? 첫 장부터 흡입력 있는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페이지를 넘길수록 이 모든 것이 허구가 아니라는 사실이 비극적으로 느껴진다. 집단 학살과 생체 실험, 수감자를 대상으로 한 비양심적인 절도 등이 아무렇지도 않게 이뤄지는 아우슈비츠를 마주해야 하기 때문이다. 카페시우스는 이 모든 죄를 성실히 저지른 사람이었다. 그는 수감자들에게 필요한 치료약을 고의적으로 내주지 않았고, 가스실에 쓰이는 치명적인 화학물질인 치클론 B를 관리 감독했으며, 임산부와 어린이를 대상으로 아무런 죄의식 없이 생체 실험을 했다. 심지어 아우슈비츠 희생자의 사체에서 채취한 금니를 빼돌리기까지 했다. 인간이 양심이나 도덕성에 구속되지 않는 상황에서 과연 어디까지 타락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해 보게 된다.
또한 이 책은 카페시우스라는 한 개인의 타락에만 집중하지 않고, 일개 약사가 원하는 대로 범죄를 저지를 수 있었던 시스템, 즉 아우슈비츠 수용소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전말을 파헤친다. 애초에 나치는 유대인을 격리 수감하고, 전쟁에 쓸 군수물자를 원활히 생산할 노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수용소를 건설했다. 이 과정에서 이게파르벤이라는 독일의 거대 화학 회사가 매우 적극적으로 개입하며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추가로 건설하기까지 했다는 사실은 모르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오늘날에도 ‘아스피린’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