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이 비처럼 우수수 떨어지고, 날씨는 하루에도 몇 번씩 사계절을 오가는 이상한 날씨가 계속됩니다. 사람들은 흉흉한 소문을 옮기며 불안해합니다. 어느 날 해찬이가 여느 때처럼 학교에 왔지만 학교 분위기가 전과는 다릅니다. 친구 형석이는 결석을 하고 전화도 받지 않습니다. 형석이 말고도 결석을 한 아이는 여럿 있습니다. 선생님은 아이들이 전학을 갔다고 말하고 다음 날에도 전학을 간 아이들은 더 있었습니다. 몸이 아파 결석을 한 해찬이의 집에 정부에서 왔다는 키 큰 남자와 키 작은 남자가 들어서고 해찬이를 보고 그냥 돌아갑니다. 돌아가면서 두 사람은 저 아이는 멀쩡한데 왜 가 보라고 했는지 모르겠다면 80대 노인이 된 다른 아이 이야기를 합니다. 다음 날, 해찬이는 아침에 일어나 거울을 보다가 깜짝 놀랍니다. 거울 속에는 해찬이가 아닌 할아버지가 있었습니다. 희끗희끗한 머리와 깊게 팬 이마의 주름살, 군데군데 보이는 검버섯, 할아버지가 된 해찬이. 그리고 해찬이처럼 늙어 버린 아이들. 아이들을 모아 둔 격리 보호소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책 속에서
세상에! 거울 속엔 열세 살 소년 대신에 웬 노인이 떡하니 있었다.
“누 누구예요?”
혹시 화장실 안에 다른 사람이 있는가 싶어 고개를 휙 돌렸다. 물론 아무도 없었다. 그제야 해찬이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순간 멍해져 버렸다. 털썩,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온몸이 벌벌 떨렸다. 주체할 수 없이 눈물이 마구 쏟아졌다.
(중략
방으로 들어간 해찬이는 다시 한번 거울을 들여다봤다. 이번에 보니 이젠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모습이 보였다. 희끗희끗한 머리와 깊게 팬이마의 주름살, 군데군데 보이는 검버섯. 눈가와 두 볼은 불룩 처져 있고, 머리카락은 힘없이 늘어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