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숨어 있는 은밀한 공간, 비밀 교실
한이와 시우는 학교에 가기 싫다. ‘바로샘’이라고 불리는 담임 선생님은 “똑바로 앉아.”, “똑바로 글씨 써.”, “똑바로 걸어.” 등 ‘똑바로’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데다가 공부 시간이든 쉬는 시간이든 돌아다니지 못하게 하기 때문에 엉덩이에 쥐가 날 지경이다. 한이와 시우가 학교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은 보물을 찾기 위해서 틈틈이 운동장을 파는 일이다. 그동안 딱지나 구슬 같은 것뿐만 아니라 500원짜리 동전을 찾은 적도 있다. 언제가 보물을 발견할 기대에 부풀어서 오늘도 둘은 틈만 나면 다정하게 앉아서 밥주걱으로 땅을 판다. 그러면서 형들에게 들은 ‘비밀 교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거기는 아이들이 원하는 것이 가득한 곳이다.
“우리 학교에 비밀 교실이 여러 개 있대!”
한이가 시우 옆으로 다가오며 말했다.
“뭐? 비밀 교실?”
“형들에게 들은 전설이야. 비밀 교실에는 아이들이 원하는 것들로 가득하대.”
학교와 관련된 괴담과 호기심
한이는 학교 운동장에 있는 동상이 밤마다 운동장을 뛰어다닌다고 들은 말을 전한다. 학교 괴담은 막연한 무서움도 주지만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어떤 이야기가 전개될 실마리를 준다.
“동상 아래에 뭐라고 쓰여 있는 줄 알아?”
“몰라.”
“‘운동장에서 신나게’.”
“그게 왜?”
“형들이 말해 줬는데, 동상들이 밤 12시가 되면 운동장에서 신나게 뛰어놀다가 새벽 4시에 자리로 돌아간대.”
“거짓말.”
“내가 확인해 봤는데 아침에는 동상 이마에 맺힌 땀방울이 보여. 그런데 집에 갈 때는 땀방울이 사라지더라.”
시우 팔에 닭살이 오소소 돋았다.
아이들 마음속에 자리 잡은 괴로움과 마음의 치유
한이와 시우는 각각 마음에 슬픔과 괴로움을 가지고 있다. 비밀 교실에 들어간 두 아이는 자신들의 소원이 무엇인지 생각한다. 아이들의 소원에 바로 아이들의 슬픔과 괴로움이 묻어 있다. 아이들은 자신의 소원이 이루어지는 것을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