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산골 아이의 가슴 먹먹한 우정
강화도 마리산 기슭, 정수사 근처의 컨테이너에서 아버지와 단둘이 사는 민우와 절집 아이 재희는 둘도 없는 단짝 친구다. 어느 날 민우는 재희가 스님을 따라 강원도로 멀리 떠난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두 아이는 힘겨운 이별을 맞는다. 민우는 재희가 떠난 뒤로 말이 없고 늘 혼자 있는 아이가 된다. 티격태격하다가도 서로를 위하며 마리산 곳곳을 누비던 민우와 재희의 순수한 모습, 떠난 친구를 오래도록 그리워하는 민우의 애틋한 우정은 마음을 먹먹하게 만든다. 친구들과 뛰놀기보다 공부와 학원 등 바쁜 일과를 보내는 요즘 아이들, 친구를 사귈 시간도 여유도 없는 이 시대 아이들에게 민우와 재희의 우정은 진정한 우정이 어떤 것인지, 진한 우정이 우리의 마음을 얼마나 따뜻하고 풍요롭게 만들어 주는지 깨닫게 한다.
▶한 폭의 풍경화처럼 펼쳐지는 마리산의 아름다움과 자연의 소중함
민우와 재희가 이별하는 함박눈 내리는 마리산의 모습에서 재희가 떠난 뒤 색색의 봄옷으로 갈아입은 마리산의 모습까지, 작가는 마리산을 중심으로 강화도의 아름다움을 세세하면서도 시적으로 묘사해 놓았다. 자연을 바라보는 작가의 애정 어린 시선은 스님의 모습에서도 잘 나타난다. 스님은 마리산에 사는 작은 동물은 물론 절 마당에 있는 나무 하나, 풀 하나도 소홀히 대하지 않는다. 다칠 위험도 마다하지 않고 밀렵꾼들이 숨겨 놓은 덫을 치우러 다니기도 한다. 이런 스님과 함께 지내는 민우와 재희도 볼수록 더욱 깊은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자연의 신비와 소중함을 알고 있다.
민우는 스님이 손에 쥐고 냄새를 맡아 보던 풀꽃들을 알고 있었다. 산구절초, 낚시제비꽃,
참다리, 너울자리꽃……. 스님은 그냥 지나가는 법이 없었다. 몇 번이고 꽃 이름과 나무 이름을
말해 주었다._ 본문 중에서
다른 친구들처럼 학원에 다니는 대신 마리산 곳곳을 누비며 자연이 주는 선물을 만끽하는 아이들. 민우는 산그늘이 어디에서부터 어디로 가는지, 눈구름이 어떻게 눈을 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