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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우리는 모두 자살 사별자입니다
저자 고선규
출판사 창비(주
출판일 2020-11-20
정가 12,000원
ISBN 9788936478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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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담자에게 보내는 편지: 그의 흔적을 함께 걷다

자살 사별을 이야기하다
갑작스러운 상실을 마주한다면
그저 남의 일인 줄 알았다
다른 사람들은 이 고통을 어떻게 헤쳐나가나요
자살 사별자의 범위
유명인의 자살
은폐되는 죽음, 자살
장례식에서
왜 알지 못했을까
만약 그랬더라면
가족이 애도의 공동체가 될 수 있을까
시간이 약이 되지 못할 때
애도는 단계가 아닌 과정이다
상실을 현실로 받아들이기
변화에 그대로 반응하기
의미 만들기라는 지도를 가지고
신발 신고, 걷고, 벗기
상실을 위로하는 영화
자살 사별자에게 위로를 건넨다면

상담사에게 보내는 답장: 애도상담 1년을 정리하며

에필로그
극단적인 선택 뒤에 남겨진 사람들

안타깝게도 자살은 우리 사회에서 그리 낯설지 않은 죽음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통계에 따르면 한국은 2003년부터 2019년까지 2017년 한해를 제외하고 매년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기록했다. 매일 수십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만큼 수많은 사람이 자살자 뒤에 남겨져 고통과 상실감을 호소한다. 자살 사별자들은 일반인보다 우울증 발병률이 18배, 자살 위험이 최고 9배 높은 고위험군임에도 이들의 아픔을 살피는 사람은 터무니없이 적은 것이 현실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한 사람이 자살로 사망하는 경우 5~10명의 주변인에게 심각한 영향을 끼친다고 발표했고, 우리나라는 자살 사망자의 배우자와 2촌 이내 직계혈족에게 국가 차원의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누군가의 죽음으로 슬퍼하는 사람은 가족뿐만이 아니다. 친한 친구, 가까운 직장 동료 역시 커다란 상실감을 느낄 수 있으며, 범위를 좀더 확장하면 사건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이나 소방관, 현장을 발견한 목격자 역시 감정적 흔들림을 경험할 수 있다. 특히 공인이나 유명인의 자살사건이 발생하면 그들을 간접적으로 아는 수많은 사람이 상처 입고, 실제로 자살률이 높아지는 등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이런 의미에서 저자는 ‘자살 유가족’이라는 말보다 ‘자살 사별자’라는 말을 사용하자고 제안하며, 누군가의 자살에 노출된 우리는 모두 자살 사별자의 범주에 들어갈 수 있음을 지적한다. 가까운 이의 죽음은 물론,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의 죽음 역시 충분히 힘들고 신경 쓰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은폐되는 죽음, 자살을 낙인 없이 대하는 태도

자살은 종종 사고사나 돌연사로 둔갑한다. 사별자들은 대부분 고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사실을 숨기고 싶어하며, 실제로 어린 자녀나 주변 사람들에게 진실을 알려주지 않기도 한다. 자살이라는 죽음의 방식이 은폐되는 원인은 우리 사회가 자살자와 사별자에게 보내는 불편한 시선과 태도에 있다. 우리는 누군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면 ‘그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