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잔소리가 심합니다.
어딜 가나 누굴 만나나 잘못하는 일이 있으면 꼭 말을 해서 바로잡으려고 합니다.
쿵쾅거리며 층간 소음을 일으키거나 재활용쓰레기를 함부로 버리고 담뱃불도 제대로 끄지 않는 사람들, 도서관에서 빌린 책에 낙서를 하고 마구 접는 사람들, 조용한 공공장소에서 시끄럽게 통화하거나 안 좋은 자세로 다른 사람들에게 불편을 끼치는 사람들…. 한마디 해주고 싶어집니다.
그런데 아이는 잔소리하는 엄마가 불편합니다. 엄마의 잔소리에 기분 나빠진 사람들이 화를 낼까 봐 겁이 나거든요.
하지만 아이의 마음이 달라집니다. 엄마가 남 탓을 하고 불평하려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았거든요. 모두가 편안해지고 좋은 일이라는 것도 알았거든요. 누군가에게는 엄마가 하는 ‘저기요!’가 잔소리일 뿐이지만, 아이에게는 더 이상 엄마는 잔소리꾼이 아닙니다.
이 그림책이 보고 못 본 척, 못 들은 척 눈감고 귀 막고 고개 돌리던 누군가가 ‘저기요!’ 하고 할 말을 할 수 있는 용기를 얻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