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별 연표
서장: 황무지를 막아선 벽
1부 건설자와 야만족
문명의 산파: 역사 여명기의 장벽 건설자들
─ 고대 서아시아 (기원전 2500~기원전 500년
벽을 쌓을 것인가, 말 것인가?
─ 그리스 (기원전 600~기원전 338년
‘통곡’
─ 중국 (기원전 214년
장벽 건설자와 전사: 벽 너머의 삶
─ 유라시아 (기원전 2000~기원후 1800년
2부 위대한 장벽의 시대
위대한 장벽 시대의 서막: 알렉산드로스의 문
─ 시대를 초월한 민담
장벽이 유라시아를 연결하다
─ 중국과 중앙아시아 (기원전 100년 무렵
하드리아누스 방벽
─ 로마 제국 (117~138년
잃어버린 낙원
─ 로마 제국 (300년 무렵
장벽 안의 무방비
─ 로마 제국과 비잔티움 제국 (400~600년
장벽의 주기와 폭군들
─ 중국 (280~1600년
장벽과 묵시록
─ 서아시아와 중앙아시아 (500~1300년
3부 전환되는 세계
끔찍한 포격
─ 콘스탄티노폴리스 (1453년
페일 너머
─ 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 러시아 제국 (1494~1800년 무렵
상심의 요새
─ 남아메리카와 중앙아메리카, 북아메리카 (선사시대~1800년
4부 상징들의 충돌
최후의 전투
─ 중국과 프랑스 (1933~1940년
‘전쟁보다 훨씬 나은 지옥’
─ 베를린 (1961~1989년
종장: “네 이웃을 사랑하라. 그러나 네 울타리를 허물지는 말라.”
─지구 (1990~현재
감사의 글
각 장의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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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의 새로운 만리장성: 트럼프 장벽
오늘날 많은 미국인이 남쪽 국경 너머를 의심 어린 눈초리로 경계한다. 그곳에서 온갖 좋지 않은 것이 온다고 믿기 때문이다. 미국과 멕시코 사이에 장벽을 세워 국경을 봉쇄해야 한다는 주장은 오래전부터 광범한 지지를 받았다. 최근에는 그 거리 두기의 대열에 도널드 트럼프가 합류했다.
만리장성은 엄밀히 따지면 시황제만의 작품이 아니다. 시황제는 이미 존재하던 장성들을 연결했을 뿐이다. 미국-멕시코 국경 장벽도 마찬가지다. 트럼프 이전에 세워진 장벽이 국경 곳곳에 있다. 여러 미국 대통령이 관련 법안에 서명하고 힐러리 클린턴 같은 유력 정치인들이 지지해 준 덕택이다. 트럼프의 장벽 건설 현황을 살펴보면 새로운 구간은 얼마 되지 않는다. 대부분은 기존의 장벽을 보수하고 대체하는 것에 집중되어 있다. 그렇다면 2200여 년 전의 시황제와 오늘날의 트럼프 사이에는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
피와 벽돌로 문명을 쌓아 올리다: 장벽 건설자들
최초의 장벽 안에서 사람들은 모두가 전사일 필요는 없음을 깨달았다. 많은 남자가 무기를 내려놓고 전사의 의무에서 해방되었다. 저자는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장벽이 없었다면 중국의 학자도, 바빌로니아의 수학자도, 그리스의 철학자도 없었을 것이다.” 그 어떤 발명도 문명을 만들고 유지하는 데 벽보다 큰 역할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벽 안의 삶도 녹록하지는 않았다.
성벽 안에서 남성들은 허약해졌다. 수메르의 전설적인 왕 길가메시조차도 도시 바깥에서 온 엔키두의 야성을 꺼렸다. 성벽 밖은 위험으로 가득했다. 청동기시대의 어느 왕은 자기 신세가 ‘새장에 갇힌 새’와 같다고 한탄했다. 스파르타인들은 성벽을 가리켜 ‘여성의 처소’와 다를 것이 없다고 비아냥댔다. 그러나 벽 안에 웅크린 채 불안에 떨던 사람들이 바로 문명을 만든 사람들이었다.
최초의 문명을 건설한 메소포타미아인들은 도시를 토벽으로 둘러쌌다. 진흙은 점토판을 만드는 데는 유용했지만, 벽돌을 만드는 데는 적합하지 않았다. 비가 내리면 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