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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하루살이입니다 - 우주나무 그림책 11 (양장
저자 정하섭
출판사 우주나무
출판일 2020-10-30
정가 13,000원
ISBN 9791189489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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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살이가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다.
이 책의 텍스트는 일인칭 시점으로 되어 있다. ‘나’와 ‘우리’를 화자로 하여 때로는 개체로서, 때로는 무리로서 자신(들의 삶을 조곤조곤 이야기한다. 담담하고 투명하며 진지한 그 목소리는 허투루 샛길로 빠지지 않고 주어진 조건에서 자신의 길을 나아가려는 어느 존재의 삶을 술회한다. 해서 시적으로 압축된 하루살이의 자서전처럼 읽히기도 한다. 물론 하루살이가 사람처럼 말을 할 리 없지만, 일인칭 서술은 하루살이의 처지에 동조하고 거부감 없이 감정 이입할 수 있게 해준다. 또한 그림책으로서는 처음으로 하루살이의 일생을 다룬 한아름 작가의 그림은 섬세하고 질감 있는 묘사로 하루살이를 어엿한 생명으로 보이게 한다. 나아가 생태적 사실 너머로 열려 있어 작품의 폭과 깊이를 더한다. 여기서 우리는 하찮은 벌레의 외피가 아닌 자신의 삶에 충실한 한 존재를 만나게 된다.

은유로서의 하루살이
자연에는 순환 주기가 있다. 지구의 자전 주기이며 낮과 밤이 온전히 원을 이루는 하루, 달의 공전 주기이며 달이 차오르고 이우는 한 달, 지구의 공전 주기이며 사계절이 한 바퀴 도는 한 해가 그것이다. 모든 생명은 자연의 순환 주기에 적응하여 살아간다. 그 최소 단위인 하루의 수많은 집합이 곧 생애인바 하루를 일생에 견주기도 한다. 하루살이의 마지막 하루는 과연 인상적이다. 물속에서만 살던 애벌레가 물 위로 나와 허물을 벗으면 날개 달린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하는데, 이때 입은 쓸 수 없게 된다. 성충이 되어 처음 하늘로 날아오른 하루살이에게 남은 시간은 단 하루. 그 하루 동안 하루살이는 아무것도 먹지 못한 채 짝짓기하고 알을 낳고 죽음을 맞이한다. ‘하루살이 인생’이라는 말이 있다. 하루 벌어 하루 사는 것처럼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처지일 때, 겨우겨우 이어 가는 나날의 비루함과 희망 없는 삶의 덧없음을 토로할 때 언급되곤 한다. 그러나 이 말은 하루살이의 실제 삶과는 동떨어진 비유다. 하루살이의 마지막 하루야말로 희로애락이 응축된, 치열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