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페인에서 음악으로, 음악에서 이야기로 진화하는 따뜻함
노래 <염소 4만원>의 가사는 짧고 간결합니다. 간결한 만큼 노랫말에 담은 메시지 또한 분명하지요. 자칫 교훈적인 캠페인으로 흐를 수 있는 내용은 세련된 리듬과 만나 하나의 스토리가 되었습니다. 여기에서 나아가 일러스트레이터는 간결하고 리듬감 있는 노랫말을 열여섯 바닥에 펼쳐 보이며 또 하나의 완결된 이야기를 탄생시켰습니다.
그림책 <염소 4만원>의 이야기 속에는 우리나라에 사는 아이 한 명과 아프리카 어딘가에 살고 있는 아이 한 명이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우리나라 아이의 일상은 여느 어린이의 일상과 다름없습니다. 운동장에서 공을 차고 친구들과 급식을 하지요. 엄마와 쇼핑을 하기도 하고, 아빠와 산책에 나서기도 합니다. 여기에 아프리카 아이의 일상이 교차되어 그려집니다. 동생을 업고 물통을 머리에 인 아이는 염소를 가진 사람을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그런 아이에게 어느 날 염소 한 마리가 나타납니다. 왼쪽 페이지에서 오른쪽 페이지로, 빨간 줄에 매여 마법처럼 전달되는 염소 한 마리의 선물은 친구에게 거리낌 없이 손을 내미는 우리 아이들의 따뜻하고 씩씩한 마음을 닮았습니다. 염소를 발견한 등 뒤의 동생이 형아보다 먼저, 활짝 웃습니다.
염소가 생겨, 가족의 일상은 달라집니다. 아이의 삶도 달라집니다. 물통을 이는 대신 가방을 들고 학교에 갑니다. 멀리 보이는 학교를 향해, 아이들은 걷지 않고 뛰어서 갑니다. 웃지 않던 아이의 입에도 미소가 번집니다.
책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노래와 마찬가지로 경쾌하고 발랄합니다. 일러스트레이터는 노래의 리듬감을 그림 속에 담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우리나라 아이의 일상과 아프리카 아이의 일상은 서로 다른 기법과 색감으로 표현해 대비시켰습니다. 아프리카의 사람들과 염소를 묘사한 장면은 노래에 맞춰 춤이라도 추듯 재미있게 표현했습니다. 조원희 작가의 감각적이면서도 대담한 표현력이 이번 작품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되었습니다.
“너희들은 염소가 얼만지 아니?”
4만원으로 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