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생활의 공식을 바꾼 젠더연구 선구자의 자전적 실천기
50:50의 파트너십과 성역할에서 자유로운 양육에 대하여
21세기의 한국 사회에서는 여전히 결혼에 대한 관습적인 공식이 존재한다. 연애부터 결혼, 그리고 양육까지 남자는 이래야 하고 여자는 이래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이러한 고정관념 때문에 사랑해서 함께하기로 한 두 사람이 오히려 결혼 후에 더 고통스러운 경우가 많다. 여성과 남성, 아내와 남편, 엄마와 아빠, 딸과 아들. 젠더와 성 정체성은 타고나는 것일까, 길러지는 것일까? 젠더 양극화로부터 자유롭고, 이성애자 가족을 넘어선 형태의 가족은 불가능한 것일까? 생물학적인 성은 더 이상 개인의 정체성과 섹슈얼리티의 중심이 아님을 선언하고, 사회 관습이 부여한 성역할을 뛰어넘어 새로운 가족 형태를 고민했던 페미니즘 학자의 자전적 실천기를 담은 책, 《나를 지키는 결혼생활(An Unconventional Family》이 출간되었다.
이 책의 저자 샌드라는 1960년대 여성성과 남성성의 새로운 척도를 제시한 ‘벰 성역할 검사’를 개발하며 성역할과 젠더 양극화 연구에서 선구적 업적을 남긴 페미니즘 학자다. 1993년 출간한 《젠더의 렌즈(The Lenses of Gender》는 남성중심주의와 생물학적 본질주의에 맞서 젠더 양극화와 강박적 이성애를 해체할 것을 주장하며 화제를 모았다. 《나를 지키는 결혼생활》은 그 실천을 담은 책으로 가족은 지금보다 훨씬 더 다양한 형태로 존재할 수 있음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젠더의 렌즈》가 나의 이론을 소개하는 일종의 성명서라 한다면, 이 책 《나를 지키는 결혼생활》은 그 실천을 보여주는 성명서라 할 수 있다. 조금 더 자세히 말해, 평등한 파트너이자 부모로 역할을 다하려 노력했고, 젠더로부터 자유롭고 동성애공포로부터 자유로우며, 긍정적 시각으로 섹스를 바라보는 페미니스트다운 이상에 따라 아이를 키우려고 노력한 여성과 남성의 자전적 설명이라 할 수 있다.”(15쪽
세상이 만든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