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정, 루비, 묘안석 등 한없이 빠져드는 보석들의 천일야화
마지막 책장을 덮자마자 다음 권을 기다리게 된다
『비밀의 보석 가게 마석관』에 나오는 모든 이야기는 작가의 뛰어난 상상력에서 비롯되었다. 그렇지만 마치 입에서 입으로 전해오는 구전을 읽는 듯한 느낌이라 실제인지 설화인지 구분이 어려울 정도이다. 수정, 루비, 묘안석 등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여러 보석에 담긴 힘을 바탕으로 사람들의 삶과 모습에 빗대어 흥미진진한 에피소드를 이끌어 간다. 여덟 가지 에피소드는 이야기 구조가 정교하고 인물 간의 갈등이 속도감 넘치게 전개되어 흡입력이 대단히 크다.
특히, 1권의 마지막에 등장하는 「산호 - ‘마석관’ 주인의 약속」 편은 사람들에게 여러 번 버려졌다가 ‘마석관’ 주인의 손에 들어가게 된 과정을 그렸다. 그 가운데 독자들은 ‘마석관’ 주인의 정체에 한 발짝 다가서게 된다. 그리고 비밀로 가득 찬 ‘마석관’과 그 주인에 대한 궁금증은 더 커져만 간다. 다음에는 또 어떤 보석들의 진짜 이야기를 들려줄지, 마지막 책장을 덮자마자 다음 권을 기다리게 될 것이다.
또한 「마녀 배달부 키키」, 「십 년 가게」 시리즈 등의 삽화를 작업한 사타케 미호의 뛰어난 묘사력과 훌륭한 터치감 또한 『비밀의 보석 가게 마석관』 분위기와 절묘하게 어울린다. 삽화에서 풍기는 비밀스럽고 신비한 느낌이 이야기에 대한 호기심과 상상력을 더욱 높인다.
■ 깊숙이 숨겨진 인간성에 대한 탁월한 묘사
히로시마 레이코 작가만의 작품 세계가 깊고도 넓게 펼쳐진다
히로시마 레이코가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에서 보여 준 다양한 군상과 그들의 욕망, 내면 깊숙이 숨겨진 인간성에 관한 표현이 최신작 『비밀의 보석 가게 마석관』에서도 그 결을 유지한다. 그리고 행복의 가치, 마음먹기에 따라 행운이 되기도 하고 불행이 되기도 하는 인간사의 다양한 모습을 이번 작품에서도 보여준다.
다만,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보다 각 에피소드의 사건이 좀 더 진지하며 감정선이 섬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