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판 서문 / 한국의 독자들께 손을 내밀며
들어가는 글 / 나는 왜 경계를 걷는가?
1부 | 모호한 경계선
베트남 · 당신과 나 사이, 오해받는 경계
캄보디아 · 빛 바랜 유적 위에 파여진 선명한 핏빛 경계
라오스 · 어느 곳에나 흐르지만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메콩강
인도네시아 · 경계에서 희미해진 타인과 나 사이의 간격
태국과 미얀마 사이 · 경계에서 정체성을 상실한 이방인
싱가포르 · 말레이시아와 바다 사이에 놓인 경계인의 섬
2부 | 시간과 기억의 경계선
오키나와 · 류큐와 일본 사이, 미국과 일본 사이 그들은 누구인가?0
대한민국 · 당신들이 그어 내게 남겨진 고요한 분열의 기억
중국 조선족 자치구 · 한국과 중국 사이, 저는 조선족입니다
‘전쟁’이 아닌 베트남 ·낭만으로 소비되는 타인의 전쟁
보르네오 · 마음속에 경계를 간직한 우림 속 옛 전사들
3부 | 경계에 서 있는 정체성
홍콩 · 중국인이나 영국인이 아닌 홍콩인으로 산다는 것
마카오 · 세 권의 여권, 그리고 어디에도 없는 고향
말레이시아 · 저는 말레이시아 사람이니 화교라고 부르지 마세요
미얀마 · 어느 곳이 나의 국가인가? 무엇이 나의 역사인가?
베트남 · 그래서 타이완 사람들의 가격은 얼마나 되나요?
나가는 글 / 당신과 나는 우리가 될 수 있을까?
+“왜 그는 경계 지역을 여행했는가?”
개입하는 방관자의 관찰하고 관찰당하는 기묘한 여행기
《슬픈 경계선》은 타이완이라는 경계에서 살아온 저자가 타이완 밖으로 나가 가장 극단적인 형태의 갈등과 다양한 경계들을 넘나든 기록이다. 문화인류학자이자 저널리스트인 아포는 강제로 그어진 경계선에서 통일을 바라면서도 동시에 바라지 않는 한국인들부터 미국과 일본의 경계에서 일본을 증오하면서도 스스로를 일본인이라고 소개하는 오키나와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로 첨예한 갈등이 벌어지는 전 아시아의 경계 지역들을 둘러봤다.
그러나 이 책이 비극을 소비하는 다크 투어리즘 여행서거나 또는 분쟁 지역에 대한 인류학적 보고서는 아니다. 여행자는 풍광에 주로 눈길을 두고 학자는 문화 상징에 신경을 쓰기 마련이다. 그에 반해 저자는 강단과 언론 각각에 한 발씩 걸쳐 있으며, 타이완이라는 독특한 지점에 놓여 있고, 구세대와 신세대 사이에 끼인 여성이라는 다양한 처지의 경계인으로서 현장에서의 숨소리 자체에 귀를 기울인다. 그래서 그는 이 책에서 이렇게 말한다. “경계를 걸을 때 역사의 위대함 따위는 우리와 무관했다. 오로지 직접 보고 느낀 것들만이 진짜였다.”
저자 아포가 아시아의 ‘경계’만을 여행한 까닭은 두 가지다. 하나는 “왜 우리는 서구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서는 익숙하면서도 스스로의 역사와 주변 이웃들에 대해서는 무관심한가?”라는 의문이다. 또 하나는 타이완인이라는 스스로의 정체성에 대한 탐구다. 그는 입시를 준비하며 ‘언젠가 되찾을 본토’의 지리를 세세한 부분까지 달달 외웠지만, 중국과 국경을 맞댄 동남아시아 등지를 여행하고 나서야 타이완인은 중국 본토에 입국 자체가 허용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는 이렇게 경계들을 직접 밟으며 몇 가지 원칙을 세우게 된다. 첫째 현지인들과 반드시 식사를 함께할 것, 둘째 역사적 현장에서 매몰되지도 관조하지도 말 것, 셋째 타인에게 자신을 투사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을 통해 스스로를 끊임없이 되돌아볼 것 등이다. 그는 이러한 자신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