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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도시와 산책자 : 파리, 베를린, 도쿄, 경성을 거닐다
저자 이창남
출판사 사월의책
출판일 2020-11-01
정가 20,000원
ISBN 9788997186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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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 산책은 끝났는가?
서장 / 도시 산책자와 유목적 대중

Ⅰ부 도시와 산책자
1장 오스만과 근대도시 파리의 경관
2장 19세기 꿈의 집들
3장 파리의 산책자와 오페레타

Ⅱ부 직장인의 문화적 유목
4장 베를린 오디세이
5장 크라카우어의 ‘직장인’
6장 집 없는 자들의 헤테로토피아
7장 유동적 공동체의 형상

Ⅲ부 국경을 넘는 도시 산책자
8장 제국의 메트로폴리스와 로컬도시
9장 1930년대 경성의 공간과 자아
10장 글로벌 도시의 외국인 산책자

에필로그 / 도시 산책자와 탈근대의 일상
후기

부록 / 페터 한트케의 시 「산책의 종말」 전문

참고문헌 및 인용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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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도시의 산책자들은 무엇을 꿈꾸는가?
- 벤야민, 크라카우어, 이상, 박태원, 나혜석을 통해서 본 산책자들의 초상

사람들은 도시를 걷기를 좋아한다. 도시 대로변을 걷고, 상점들과 음식점들이 늘어선 가로수 길을 걷고, 공원과 골목길을 특별한 뜻도 목적도 없이 걷는다. 산책자는 무엇을 꿈꾸며 그 길을 걷는가? 19세기 말과 20세기 초에도 도시를 걷는 이들이 있었다. 파사주(아케이드 진열창에 정신이 팔려, 지나가는 행인을 구경하며, 군중과 소음을 뚫고 걸었다. 산책은 오래된 행위이다. 그러나 루소가 말한 ‘고독한 산책자의 몽상’이 가능했던 시대는 끝나고, 현대의 산책자들은 고립을 벗어나거나, 반대로 자기만의 고독을 확보하려 길을 나선다. 산책자는 뭔가를 찾으려 도시를 걷지만, 그 도시는 오히려 산책자의 내부를 점거한다. 도시와 산책자가 산책을 통해 맺는 관계는 이처럼 변증법적이다.

이 책 『도시와 산책자』는 그 자신 명민한 산책자들이었던 20세기 초의 발터 벤야민, 지그프리트 크라카우어, 이상(李箱, 박태원 등의 시선을 통해 근현대 산책이 가진 의미를 탐색한다. 거북이를 끌고 한가하게 걷던 댄디 지식인의 산책은 바쁜 현대의 직장인, 오피스레이디, 외국인 여행자의 여가활동으로 바뀌었다. 저자는 이렇게 달라진 대도시 산책의 풍경에서 꽉 짜인 체계에서 벗어나려는 해방적 욕구와, 정신적 안식처를 구하는 현대인의 불안을 동시에 읽는다. 20세기 초 파리, 베를린, 경성, 동경의 산책자들도 이러한 유목과 정주의 이율배반적 꿈을 함께 추구한 존재라는 점에서는 다르지 않았다. 이 책은 민족, 계급, 성별의 전통적 범주를 넘어 우리들 ‘산책자’의 일상을 구성하는 탈근대성, 대도시 사회문화, 현대적 삶의 정체를 묻는다. 그리고 그 답으로 개인의 자아실현과 공동체적 유대를 회복하려는 희망이 현대의 유목적 삶에 여전히 녹아있음을 확인한다.

■ 산책의 종말인가, 부활인가

『도시와 산책자』는 도시문화와 도시사회학에 오래도록 관심을 기울여온 저자가 지난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