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조화로운 질서와 교감, 일상의 아름다움을 그려낸 동시들
동심이 가득한 세계로 어린이들을 초대해 온 청개구리 출판사의 동시집 시리즈 <시 읽는 어린이> 118번째 동시집 『딱, 2초만』이 출간되었다. 이 책은 2016년 대전일보 신춘문예에 동시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한 윤형주 시인의 첫번째 동시집이다.
윤형주 시인의 동시는 경쾌하면서도 간결한 언어 구사로 단순명쾌한 시상을 쉽고 명료하게 보여준다. 주위의 흔한 사물이나 소재를 손쉽게 풀어내는 듯하다. 하지만 몇 번 곱씹어 보면 단순하고 흔한 일상 속에 담겨 있는 깊은 의미가 선명하게 떠오르며 하나의 시상을 완성하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한다. 이는 시인이 즐겨 구사하는 함축적인 시어의 매력이기도 하고 천연덕스러운 위트와 재치 있는 시상의 전개에서 느껴지는 재미와 공감이 한몫하기 때문일 것이다.
초대받지 않은
손님으로 와서
기침
콧물
열을 선물하길래
감기약을 대접했다
잘 먹고 돌아가라고
--「손님 대접」
이 동시만 읽어 봐도 윤형주 시인의 시세계를 금방 느낄 수 있다. 아주 간결하면서도 할 말은 다한 듯한 동시다. 군더더기 하나 없이 꽉 짜여져 있다. 그동안 감기를 소재로 한 동시를 많이 봐 왔지만 이처럼 간결하고 명료하게 표현한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다. 누구에게나 감기는 정말 “초대받지 않은/손님”이다. 요즘처럼 코로나19가 대유행인 시점에서는 감기만 걸려도 큰 걱정이다. 언제 걸렸는지도 모르는 사이에 침투해 들어온 감기 바이러스는 콧물과 기침, 두통을 동반하면서 우리를 꼼짝 못하게 괴롭힌다. 그런데 시인은 여유만만하다. 오히려 기침, 콧물, 열 등 감기 증상을 선물이라 한다. 선물을 받았으니 보답을 해야겠지. 그래서 시인은 ‘감기약을 대접해 잘 돌려보냈다’고 한다. 참으로 기발한 위트가 아닐 수 없다. 시인의 재치 있는 발상이 재미있게 느껴진다.
그렇다면 이러한 생각은 어디에서 비롯되었을까. 우리 조상들은 예부터 나쁘고 궂은 것을 더 극진히 대하고 달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