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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빼앗긴 봄, 공녀 (큰글씨책 - 역사산책 11
저자 조혁연
출판사 세창미디어(세창출판
출판일 2020-11-03
정가 17,000원
ISBN 9788955866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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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_4

1장 동아시아와 조공질서
화이관, 조공질서를 만들어 내다 _13
한족도 한때는 흉노에 조공하였다 _17

2장 삼국시대의 공녀
고구려 고국원왕, 스스로 신하 됨을 칭하다 _23
벽화로 본 고구려·신라·백제의 조공사절 _26
장수왕의 남진정책과 북위의 공녀 요구 _30

3장 고려시대의 공녀
원나라 사신 저고여의 피살과 공녀 요구의 시작 _35
고려 조정, 공녀 선발을 위해 국가 기구를 설치하다 _38
공녀를 기피하는 그 처절한 모습들 _42
공녀를 바라보던 고려 지식인의 이율배반 _46
공녀를 출세를 위한 뇌물로 바치다 _51
공녀 예방책, 일부다처를 주장하다 _55
고려 공녀, 얼마나 많이 끌려갔을까 _59
몽골에는 ‘고려양’, 고려에는 ‘몽골풍’ _64
원나라 시에 등장하는 고려 공녀의 아름다움 _72

4장 조선시대의 공녀
명 태조 주원장은 왜 조선 왕실과 정략결혼을 추진했을까 _81
1차 공녀, 그녀들은 왜 모두 후궁이 됐을까 _85
2차 공녀 정씨 처녀, 불행을 면하는가 했지만 _98
3차 공녀와 임신 경험이 있던 황씨 _101
1~3차 공녀의 비극적인 죽음과 ‘어여의 난’ _105
4차 공녀, 명나라행 가마에 자물쇠가 채워지다 _112
오라비 출세욕의 희생양(?, 5차 공녀 한계란 _117
6·7차 공녀에는 왜 어린 집찬녀가 많았을까 _121
태종~세종 대의 공녀 일부, 고국으로 돌아오다 _126
공녀 소문에 다시 전국적인 대소동이 일어나다 _129
공녀 차출 소문, 현실이 되다 _133
불쌍한 효종 대 공녀 ‘의순공주’ _138

5장 국내의 「황친」과 그 대우
현인비 오라비 권영균 _148
순비 아버지 임첨년 _151
소의 오라비 이무창 _154
미인 아버지 최득비 _156
정씨 아버지 정윤후 _158
두 한씨의 오라비 한확 _160
오씨의 아버지 오척 _164

나가며 _173
<편집자의 말>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시인 이상화는 나라 잃은 민족의 설움을 이처럼 노래했다. “지금은 남의 땅─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그리고 오랜 설움을 거쳐, 드디어 빼앗긴 들에도 새봄은 왔다. 그러나 우리가 아직 던지지 못했던 질문이 있다. 그 질문은 이 시의 마지막을 장식했고, 안타깝게도 실제로 우리가 겪어야 했던 악몽 같은 현실과 관련이 있다. “그러나 지금은─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겠네.” 들을 빼앗긴다는 것은 단순히 들만을 빼앗긴다는 의미가 아니다. 그 들에 사는 모두의 봄을 빼앗긴다는 것이다. 아주 오랫동안 들을 빼앗겼던 우리는 우리의 젊은 청년과 처녀들의 푸른 봄을 빼앗겨야만 했고, 그 봄은 아직도 돌려받지 못했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을 위하여 이렇게 묻지 않을 수 없다. 과연, 빼앗긴 봄에도 봄은 오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아직은 미완인 채로 있다.

봄조차 빼앗긴 이들을 위하여,

흉노의 땅에 끌려가야 했던 왕소군을 두고 동방규는 이렇게 노래했다. “오랑캐 땅엔 꽃도, 풀도 없으니, 봄이 와도 봄 같지 않다(胡地無花草, 春來不似春.” 그러나 봄이 봄 같지 않은 까닭은 그 땅에 꽃과 풀이 자라지 않기 때문이 아니다. 봄이 봄 같지 않은 까닭은 비록 드넓은 초원에는 꽃이 흐드러지고 창공엔 제비가 지저귀지만, 그 마음속에는 아직 엄동설한 같은 추위가 이어지는 탓이다. 그들은 우리의 왕소군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봄을 빼앗긴 이들이 있었던 것이 아주 근래의 일만은 아니다. 병자호란 때 봄을 빼앗긴 환향녀들과 그 이전의 공녀들 역시 들을 빼앗은 자들에 의해 봄을 빼앗겨야만 했다. 그들은 외로운 타향에서 생을 보냈고, 대부분은 거기서 생을 마감해야만 했다. 그러나 우리는 그들을 잊어버린 채 되돌아보지 않고 있었다. 그렇게 그들은 봄(見조차도 빼앗겨야만 했다.

봄은 저절로 오지 않는다.

이미 늦어 버린 지금에, 우리가 그들에게 돌려줄 수 있는 건 고향의 봄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에게 고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