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년이 올라갈수록 교과서는 왜 점점 더 어려워질까?
“초등학교 3학년 때까지 공부를 잘하던 아이가 4학년에 올라가서 서서히 공부에 흥미를 잃기 시작하더니, 5학년이 되자 성적이 많이 떨어졌다.” 이런 얘기는 요즘 주위에서 자주 듣게 되는 부모들의 걱정거리이다. 그래서 부모들은 “아이가 사춘기에 접어들어서요.” “공부는 안 하고 만날 게임만 해서요.”라는 푸념을 한다. 하지만 진짜 이유는 교과서가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3학년까지는 부모가 조금만 신경 써서 챙겨 주면, 충분히 따라갈 수 있는 수준이었지만, 이제는 아이 스스로가 교과서를 이해하지 못하면 공부를 따라갈 수 없다.
왜 교과서가 갑자기 어렵게 느껴질까? 교과서를 이해하려면 교과서에 나온 어휘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우리나라 학생들에게 필요한 어휘력은 고유어, 한자어, 외래어 세 종류로 나누어진다. ‘집안’, ‘돌다리’, ‘늦더위’ 같은 고유어는 매우 쉽게 배울 수 있기에 이것이 학력 저하의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는다. 더구나 영어 공부는 지나칠 정도로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가스’(gas나 ‘에너지’(energy 같은 외래어를 몰라서 학력이 떨어질 가능성도 거의 없다. 문제는 한자어다.
초등 교과서 속의 내용 중 한자는 2,687자, 한자어는 무려 12,787 단어가 쓰였고 국어, 수학, 사회, 과학은 물론 전 과목에 걸쳐 중복되어 나타나고 있다.
(국립국어원 ‘초등학교 교과서 한자어 및 한자 분석 연구’ 참고
그런데 각종 교재에서는 한자어가 한글로 풀어 있어,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기 때문에 뜻을 아는 것으로 착각하고 그냥 지나치는 것이 문제다.
교과서 속 한자어만 익혀도 학습능력이 쑥쑥!
그렇다고 어휘력 부족을 학생들에게만 돌릴 수는 없다. 그 원인 가운데 하나가 기존의 사전들이다. 지금까지의 국어사전은 풀이 내용이 어렵고 장황하여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그렇다 보니 모르는 한자 용어들을 국어사전을 통해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