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이수자는 욕쟁이
둘, 처음 만난 날
삼 전학 온 아이
넷, 새 자전거
오 삶은 시앗
여섯, 수학천재
칠, 220과 284는 친구
팔, 말도 없이
아홉, 수자가 남긴 것
꽁, 작가의 말
우리 동네 어딘가에도 ‘수자’가 있지 않을까?
수자를 보며 독자들은 동네에 한두 사람쯤 있는 ‘이상한 어른’의 얼굴을 떠올릴 것이다. 어느 동네에나 사연을 알 수 없고,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며 떠도는 수자 같은 사람이 한두 사람쯤 있다. 그들은 아이들의 놀림감이 되기도 하고, 공연히 ‘멀리 해야 할 위험한 사람’으로 취급받기도 한다. 동네 어딘가에서 마주칠 법하지만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는, 모든 소외된 이웃이 ‘수자’일 수 있다. 그렇다고 그런 이웃들을 미화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친하게 지내다가도 비만 오면 영훈이를 알아보지 못하고 돌변하는 수자의 모습은 낯설고 무섭기도 하다. 작가는 자라면서 만나 온 여러 ‘수자’들을 떠올리며 이 책을 썼다. 어떤 ‘수자’는 욕쟁이였고, 또 다른 수자는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늘 화를 내고 다니는 사람이기도 했다. 하지만 작가는 그들에게 먼저 다가가지 못했고, 늘 후회만 했다고 말한다.
‘영훈이는 용감해서 수자에게 다가가 왜 욕을 하느냐고 묻고 친구가 됐지만 나는 그럴 용기가 없었어요. 어느 날 내가 너무 화가 나거나 슬퍼서 혼잣말로 욕을 하고 다니는데, 왜 욕을 하냐고 묻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까 봐 걱정이 됐어요.’_작가의 말 중에서
작가는 괴팍한 욕쟁이로만 보이던 수자에게 따뜻한 마음, 놀라운 비밀과 깊은 상처가 있다는 사실을 보여 줌으로써, 우리가 우리 이웃 중 누군가를 겉으로 보이는 모습만으로 판단하고 소외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지를 생각하게 한다.
전학생과 욕쟁이, 외로운 두 사람의 우정
영훈이가 모두가 손가락질하는 수자와 친구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 여느 동화의 주인공처럼 동네에서 가장 착한 아이이기 때문일까? 만약 그랬다면 《수자의 비밀 숫자》는 교훈적이고 평범한 이야기가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영훈이와 수자가 친구가 된 것은, 둘 사이에 아주 중요한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2년 전 영훈이가 이 동네로 이사 왔을 때, 아이들은 영훈이가 지나갈 때마다 영훈이가 어디서, 왜 왔는지 수군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