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는 글 _ 14
1장 만약 보이기 위해 사는 삶이라면
낙타의 삶 _ 19
잘 만들어진 세상에서 산다는 것 _ 25
설국(雪國의 시간 _ 31
모스크바는 눈물을 믿지 않는다 _ 38
부담스러운 신입생 _ 44
연극이 끝난 후 _ 51
러시아의 겨울은 따뜻했네 _ 57
2장 가지 않을 수 없는 길을 떠나다
뒤를 돌아보고 싶지 않았다 _ 69
기특한 신입사원 _ 75
하늘 아래 첫 동네 _ 82
시베리아 횡단 열차 안에서 _ 88
처음 잡아본 아버지의 손 _ 94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들 _ 101
병원 주차장에서의 화해 _ 108
3장 사막에서 길을 잃다. 그리고 별을 보다
뜨거운 태양을 마주하다, 아부다비! _ 117
사막으로 가는 길 _ 123
No Entry _ 130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_ 138
보이는 것은 모래와 하늘뿐 _ 145
사막에서 별을 만나다_ 153
4장 흔들리는 건 나무만이 아니다
돌아갈 곳이 없다 _ 165
눈 내리는 날의 나주행 기차 _ 171
아부다비를 떠나다 _ 178
사막은 그렇게 잊혀가고 _ 184
그분의 이름을 다시 부르다 _ 190
광야를 걸으며 _ 197
잊힐 때 다시 눈이 내리다 _ 204
5장 흔들리지 않는 꿈을 꾸다
보이지 않는 것을 주목해야 할 때 _ 213
길을 잃지 않으려면 땅이 아닌 하늘을 _ 220
고난 중에 미소를 _ 226
마지막으로 당신을 본 적은? _ 233
누군가에게 그늘이 되기를 _ 241
닫힌 문 앞에 오래 서 있지 말 것 _ 248
기다려야 한다는 건 아름다운 선물이다 _ 257
사막을 걷고 있는 당신에게 _ 264
마치는 글 _ 272
저자의 이야기
해외 원전건설을 위해 중동 아부다비 사막에서 근무했다. 사막은 예상보다 더욱 뜨겁고 황량한 곳이었다. 그늘은 눈 씻고 찾아봐도 없었고, 타들어 가는 태양과 푹푹 빠지는 모래로 걷는 것조차 힘들었다.
모래폭풍에 눈조차 뜰 수 없는 사막에서 한 마리 낙타를 보았다. 자신의 몸보다 훨씬 큰 짐을 진 채 눈은 젖어 있고 발은 부르터져 있는 낙타는 그저 앞만 보고 걸을 뿐이었다. 주인의 손에 이끌려 걷고 또 걷지만, 그의 곁엔 하늘과 모래뿐이다.
직장생활 23년차로 접어드는 시간 동안 나는 앞만 보고 달려왔다. 짜여진 틀에 맞추어 남들이 가는 길을 따라서 무언가에 이끌리듯 여기까지 왔다. 더 많이 갖고 더 높은 곳에 오르는 것이 전부였던 인생은 처음에는 꽤 괜찮아 보였고, 제법 많은 것을 이뤘다고 믿으며 살아왔다. 그러나 하루하루 바쁘게는 살았음에도 되돌아보면 왜 그렇게 바빴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았다. 시간이 갈수록 부족함은 더욱 커져만 갔고 짊어지는 짐은 더욱 늘어만 갔다. 사막에서 만난 그 낙타처럼.
그리고 어느 순간 내 인생에 진정한 사막이 펼쳐졌다. 평생 정상을 향해 오르는 인생을 살아왔던 나는 사막을 만나자 휘청거렸고, 방향을 잃고 흔들리더니 결국 길을 잃고 말았다. 어느덧 굳게 닫혀버린 문 앞에서 후회하고 원망하며 좌절했다. 더 이상 일어날 수 없을 것만 같았고, 모든 길이 막힌 것만 같았다.
방향조차 가늠할 수 없는 사막을 걷게 되면서 인생은 산을 오르는 것이 아닌 사막을 건너는 것과 같음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인생이라는 사막을 건너기 위해서는 낙타처럼 천천히 걸어야만 함을 깨달았다. 사막의 낙타는 먼 곳을 바라보며 느릿느릿 걸어간다. 최대한 힘을 아껴가며 걸어가야 끝없는 사막을 건널 수 있다는 걸 낙타는 알기에, 달릴 수 있지만 달리지 않는다.
엄밀히 말하자면 이 글은 일반적인 에세이나 자기계발서와는 거리가 있다.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온 인생인 것 같지만 진정한 인생의 목적과 의미를 알지 못했던 한 사람의 자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