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 강원도와 옛이야기와 낭송과 좋은 삶
1부 단종과 애환을 함께하다
1-1. 이름으로 남은 단종의 유배길
1-2. 물길도 가르는 엄흥도의 충심
1-3. 표주박에 그리움을 띄워 보내오니
1-4. 노루가 정해 준 무덤 자리
1-5. 단종을 사랑한 추노인
1-6. 단종의 원한을 풀어준 박충원
1-7. 예를 지킨 소나무
1-8. 늙은 충신 장가 보내기
2부 강원도의 지명·사찰·제도에 얽힌 이야기
2-1. 관음상과 함께 산 아이
2-2. 상사병에 걸린 뱀
2-3. 절도 제자리가 있는 법이지
2-4. 상원사의 특별한 고양이
2-5. 치악산의 유래
2-6. 설악산 울산바위 ① ― 그냥 여기서 같이 살자
2-7. 설악산 울산바위 ② ― 바윗세를 내라고?
2-8. 두 스님과 절에 얽힌 이야기 ① ― 모든 것은 마음에 달려 있다
2-9. 두 스님과 절에 얽힌 이야기 ② ― 옮겨간 물길
2-10. 두 스님과 절에 얽힌 이야기 ③ ― 관음보살이 정해 준 자리
2-11. 바닷물을 막은 비석
2-12. 강릉 단오굿의 유래
3부 강원도 하면 호랑이지
3-1. 안팎이 뒤집어진 호랑이
3-2. 삼척 호랑이의 세 가지 재주
3-3. 호랑이의 보은
3-4. 불심 깊은 호랑이
3-5. 황해도 황포수와 백두산 백호랑이
3-6. 호환을 면한 스님 이야기
4부 천태만상 여인들의 삶
4-1. 그대와 내가 오늘밤 인연을 맺는다면 ― 자기 삶을 스스로 가꾸는 여인들 ①
4-2. 죽은 남편이 황천에서 울겠네 ― 자기 삶을 스스로 가꾸는 여인들 ②
4-3. 구렁덩덩 선비를 찾아
4-4. 외도를 눈감아 준 현명한 노인
4-5. 항아리를 두드리며
4-6. 용왕딸과 결혼한 총각
5부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
5-1. 인어가 맺어
▶본문 중에서
단종이 영월에 있을 때 추씨 성을 가진 노인이 살고 있었어. 추노인은 마음을 다해 단종을 섬겼지. 제사를 지내면 떡도 대접하고 과일도 챙겨 드리고, 산열매도 직접 따다가 올리곤 했어. 어느 날, 그날도 추노인은 단종에게 주려고 머루와 산열매를 잔뜩 따서 짊어지고 청령포로 향해 가는데, 마침 맞은 편에서 말을 타고 오는 단종과 딱 마주쳤어. 추노인은 반가워서 단종에게 말했어.
“머루를 따가지고 옵니다.”
“내가 지금은 먹을 수가 없네. 태백산을 가는 길이니, 우선 집에다 갖다 두게.”
추노인은 머루를 짊어지고 영월읍으로 들어섰어. 그러자 사람들 사이에서 술렁거리는 소리가 들렸어. 단종이 승하했다는 이야기였어. 추노인은 깜짝 놀랐어.
‘가믄그러면 좀 전에 내가 만난 거는 임금님 혼백인가.’
추노인은 그 길로 몸을 돌려 태백산을 향해 달려 갔지만 혼령을 따라잡을 수는 없었지. 노인은 통곡을 하면서 산으로 산으로 들어갔어. 그 후 그 노인도 영영 보이지 않았어.
강원도 영월군 매봉산 자락 남쪽 언덕에는 단종의 영정을 모신 영모전永慕殿이 있어. 영정 속에서는 백마에 금관조복을 한 젊은 청년에게 어떤 노인이 머루를 바치고 있지. 그림 속의 젊은 청년은 태백산신이 된 단종이고, 머루를 바치고 있는 노인은 바로 추노인이야. _ 영월군 영월읍 (1-5. 단종을 사랑한 추노인
옛날부터 호랑이 하면 백두산 백호랑이가 유명하고, 포수 하면 황해도 황포수가 유명했지. 백두산 백호랑이는 황해도 황포수를 잡아먹기가 원이었고, 황해도 황포수는 백두산 백호랑이를 잡는 것이 원이었어. 그러던 중에 대관령에 백호랑이가 나타났다는 소문이 돌았어. 백호랑이가 나타나기만을 기다리던 황포수는 철환을 잔뜩 짊어지고 대관령으로 향했어.
황포수가 대관령 꼭대기에 올라보니, 웬 스님 한 분이 웃옷을 벗어 이를 뚝뚝 잡고 있었어. 황포수는 잠시 쉬어 가려고 스님 옆에 앉았어. 그러자 스님이 말했어.
“보아 하니 포수 같은데 뭘 잡으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