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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낭송 전라북도의 옛이야기
저자 김은실
출판사 북드라망
출판일 2020-10-28
정가 11,000원
ISBN 979119035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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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 옛이야기를 굽다


1부 백성의 꿈으로 다시 살아날 영웅이여

1-1. 이성계와 아기장수 우뚜리 ① ― 몸통만 가지고 태어난 아기

1-2. 이성계와 아기장수 우뚜리 ②― 한 하늘 아래 두 영웅

1-3. 이성계와 아기장수 우뚜리 ③― 드디어 왕이 되다

1-4. 이성계와 아지발도

1-5. 호랑이 젖을 먹고 큰 아이

1-6. 새야 새야 파랑새야

1-7. 오랑캐를 세 번 혼낸 정평구

1-8. 혼이 전해 준 팔만대장경

1-9. 이서구의 구 년 공부


2부 어사 박문수 이야기

2-1. 이십 년 만에 얻은 아들

2-2. 박문수의 멋진 판결 시리즈(三快傳 ① ― 사흘 전에 끝난 과거

2-3. 박문수의 멋진 판결 시리즈(三快傳 ② ― 아무에게도 말 안 할 테니

2-4. 박문수의 멋진 판결 시리즈(三快傳 ③ ― 더 이상 욕심내지 않아요

2-5. 작대기 하나면 살릴 수 있었느니라

2-6. 백정의 조카 박문수


3부 특별한 곳 특별한 이야기

3-1. 홀어미산성

3-2. 뒤돌아보지 마오

3-3. 일 년만 참았더라면

3-4. 오수의 개 무덤

3-5. 눕혀도 눕혀도 일어서는 송장

3-6. 성계골과 쌍선봉

3-7. 덕진못에서 건진 항아리

3-8. 원숭이 엉덩이는 빨개


4부 함께 산다는 것은

4-1. 버들잎 구멍에 담긴 진실

4-2. 덜어 낸 나락 한 사발

4-3. 고려장이 없어진 내력

4-4. 지렁이 국

4-5. 시아버지 팔려다가 효부된 며느리

4-6. 짐승보다 못한 인간

4-7. 쑥떡배 포대기에 쌓인 아기

4-8. 가화만사성

4-9. 아무리 친구라도 지 죽을 일 할랍디여

4-10. 지성이면 감천이지



5부 진짜 열녀, 가짜 열녀

5-1. 남편 병만 고칠 수 있다면

5-2. 원수와 산 이유

5-3.
▶본문 중에서

어느 날 박문수가 어사가 되어 첫 잠행을 나갔을 때였어. 홀로 산길을 걸어가고 있을 때 갑자기 초립동이 하나가 헐레벌떡 뛰어오더니 살려 달라며 애원을 하는 거야.


“나리, 어떤 놈이 지를 죽일라고 쫓아오는디 제발 좀 살려 주셔요.”

그러더니 덤불 속으로 뛰어 들어갔어. 그러자마자 덩치가 산만한 놈이 쇠 방망이를 들고 뛰어와서 다짜고짜 박문수에게 물었어.


“초립동이 하나 지나가는 거 봤냐 못 봤냐? 그놈이 분명 이리로 왔는디? 만약 니가 봤는디

도 안 일러 주먼 이 쇠망치에 맞아 죽을 각오를 히야 헐 것이여.”

사내는 금방이라도 쇠망치를 휘두를 것처럼 눈을 번뜩이며 다그쳤어. 놀란 박문수는 겁에

질려 그만 초립동이가 숨은 곳을 일러 주고 말았어. 사내는 박문수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덤불 속으로 달려가 초립동이를 쇠망치로 때려죽이고 말았어.

그 일이 있고 난 후 어사 박문수는 마음이 무척 괴로웠지. 자신의 목숨을 지키느라 초립동

이를 죽게 만든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 때문이었어. 한양으로 돌아온 박문수는 궁으로 들어가 임금을 뵈었어.


“세상에 나가 보니 백성들 사는 것이 어떠하더냐?”

“전하, 실은 저에게 마음에 한이 되는 일이 있었사옵니다.”

그러고는 초립동이를 숨겨 주지 못하고 죽게 한 일에 대해 아뢰었지. 그러자 임금님은 박문수에게 말했어.


“조금만 생각했더라면 너도 살고 초립동이도 살릴 수 있었을 텐데, 아까운 목숨 하나만 잃었구나.”

“전하, 그것이 무신 뜻이옵니까?”

“그것같이 쉬운 일이 어디 있는가, 작대기 하나만 있으면 둘 다 살 수 있지 않았는가?”

박문수는 여전히 임금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고 눈만 껌벅거리며 앉아 있었어.

“어허, 참으로 답답한지고. 이래서 어찌 너에게 앞으로 어사 일을 맡길 수 있단 말인가? 잘 들어 보거라. 작대기 하나를 짚고 눈을 딱 감고서 서 있으면, 쫓아오던 놈이 니가 소경인 줄 알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