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 어느 도끼 살인범의 윤리학
1장 페테르부르크, 가난한 사람들의 세계
진창 위의 환영(幻影
관등제와 제복의 사회 : 내 외투를 내놔!
고통의 외침과 구원의 노래
『죄와 벌』이 만들어지기까지
2장 죽음의 집의 기록
피투성이 살인자의 탄생
사자(死者, 혹은 짐승의 시간을 산 자들 : 노파, 리자베타, 마르멜라도프
양식과 상식의 세계 : 루쥔과 라주미힌
죽음의 집 : 우리는 수인(囚人이고 노예다!
내게 이유를 묻지 말라
3장 도스토옙스키 심리학
‘나’는 팔레트다
스스로 시험대에 오르는 자들
공동의 내레이터 : 포르피리와 라스콜리니코프
또 한 명의 라스콜리니코프 : 스비드리가일로프
페테르부르크의 세이렌 : 소냐
4장 진통의 시간, 질문의 시간
무엇을 할 것인가?
사이비 자유에서 진정한 자유로
이것은 미학적인 잘못이야! : 전복된 ‘죄’와 ‘벌’
스비드리가일로프의 마지막 : 사이비 자유인의 종말
새로운 시험대를 향하여
5장 Reset 혹은 구원
시베리아 유형지 : 다시, 죽음의 집
유로지비 : 영혼을 읽어내는 소녀
나자로의 부활 : 당신은 죽은 뒤에야 살아날 것이다!
몰락하는 자의 뒷모습 :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
구원 : 다시 시작되는 이야기
나가며
함께 읽으면 좋은 책들
1. 도스토옙스키와 『죄와 벌』
도스토옙스키가 어떤 작품세계를 추구하는 작가였는지는 그의 처녀작 『가난한 사람들』(1846에서부터 예견된 것이었다. 문단에선 ‘제2의 고골’이 나왔다며 찬사를 보냈지만 그건 오해였다.
평론가들의 예상과 달리 그는 사회 내에서 빈곤이 양산되는 이유를 궁금해하지 않으며, 빈곤을 구제해야 할 이유라든가 실질적 방책을 고민하지도 않았다. 도스토옙스키의 모든 소설이 다루고 있는 것은 실상 한 인간의 마음 안에서 일어나는 사건이다. 빈민굴에 사는 사람들의 삶을 그릴 때도 작가가 관심을 둔 것은 그들...
1. 도스토옙스키와 『죄와 벌』
도스토옙스키가 어떤 작품세계를 추구하는 작가였는지는 그의 처녀작 『가난한 사람들』(1846에서부터 예견된 것이었다. 문단에선 ‘제2의 고골’이 나왔다며 찬사를 보냈지만 그건 오해였다.
평론가들의 예상과 달리 그는 사회 내에서 빈곤이 양산되는 이유를 궁금해하지 않으며, 빈곤을 구제해야 할 이유라든가 실질적 방책을 고민하지도 않았다. 도스토옙스키의 모든 소설이 다루고 있는 것은 실상 한 인간의 마음 안에서 일어나는 사건이다. 빈민굴에 사는 사람들의 삶을 그릴 때도 작가가 관심을 둔 것은 그들의 마음에서 일어나는 일들, 그들 내부에서 얼룩져 번지는 어떤 느낌과 감각이다.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수치심’ 정도가 될 그런. (p.33
도스토옙스키의 이런 시선과 스타일은 그가 타계하기 한 해 전 출판한 마지막 장편소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까지 변치 않고 지속되었다. 그의 대표작으로 일컬어지는 『죄와 벌』(1867이 갖는 의미 역시 이와 연관된 것으로, 이 작품은 빈민과 빈곤의 문제를 “정치사회적 테마”가 아니라 “심리학적 테마”로서 일관되게 인식해온 그의 첫 장편이었다. 단지 작품 분량의 증가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본성과 하층민의 욕망, 선과 악, 죄와 벌 등을 간파하는 문제의식이 한층 다져져 있었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2. 『죽음의 집의 기록』
저자는 『죄와 벌』을 비롯한 도스토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