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이라는 작은 전쟁터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찾아가는 아이들의 성장 동화
“초등학생이 미적분 풀어요.”, “특목고에 가려면 6살부터 준비?”. 요즘 초등학생들이 느끼는 압박과 스트레스가 어느 정도일지 짐작할 수 있는 기사 제목들이다. 더구나 아이들을 지치게 하는 건 공부만이 아니다. 현직 초등학교 선생님이기도 한 이기규 작가는 하루 종일 학원과 과외에 내몰려 지친 아이들, 친구들에게 상처 입고 괴로워하는 아이들,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싶어도 입을 다물라고 강요받는 아이들을 지켜보면서 《시험지 괴물》을 쓰게 되었다고 말한다.
저는 이 책을 읽는 어린이들이 세상의 괴물들에게 당당히 맞서서 행복을 찾아가길 바랍니다. 괴물이 되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잘못된 생각 앞에서 서로의 손을 잡고 “아니야! 우리는 함께 행복한 세상을 만들 수 있어!”라고 당당히 목소리를 높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작가의 말’ 중에서
이기규 작가는 《착한 모자는 없다》, 《아빠와 나 그리고 아빠?》 등 이전 작품에서 민주주의, 성 소수자 인권 같은 동화에서 쉽게 보기 힘든 주제들을 다루면서도 아이들의 심리와 일상을 생생하고 발랄하게 담아내 왔다. 신작 《시험지 괴물》은 보다 본격적인 교실 동화로서 학교를 둘러싸고 일어나는 갖가지 갈등과 화해를 그려 낸다. 같은 교실에 있으면서도 서로 다른 세상에 머물던 아이들이 융화되는 과정은 바로 내 친구의 이야기인 듯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시험지 괴물》을 읽는 독자들은 시험지 괴물의 정체, 아이들이 괴물을 물리칠 수 있을지에 대한 궁금증으로 서둘러 페이지를 넘기게 된다. 언제 다시 나타날지 모르는 괴물의 존재로 인해 시종일관 긴박감이 감도는 동화는 놀라운 결말을 향해 달려간다. 흥미진진한 이야기와 결말, 주인공들이 보여 주는 순수한 용기와 우정은 독자들에게 오랜 여운을 남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