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여자 친구 피나를 소개할게!
내 여자 친구는 유치원에서 제일 예쁘고 똑똑한 피나이다. 피나 엄마 아빠가 ‘정신없는’ 예술가이지만 우리 엄마 말에 따르면 피나는 정신없지 않고 대범한 아이이다. 피나는 아는 게 많다. 피나는 남자 색깔, 여자 색깔이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그저 좋아하는 색깔만 있다고 했다. 듣고 보니 맞는 말이다. 나는 남자지만 분홍색, 장미색, 보라색을 좋아한다. 여자애들만 분홍색을 좋아하는 건 아니니까.
피나는 축구도 잘하고 잘 논다. 피나와 나는 재미난 장난감이나 인형 같은 걸 갖고 유치원에 간다. 우리는 늘 놀 준비가 되어 있다. 피나가 준 분홍색 옷을 입고 유치원에 갔더니 내 친구 에디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봤다. 뭐가 문제지? 에디는 내 친구이고 에디 아빠는 우리 아빠 친구이다. 우리는 일요일마다 함께 축구를 한다. 피나도 다음엔 같이 가자고 말하니까 에디 아빠가 여자애는 축구하는 거 아니라고 펄쩍 뛰었다. 그리고 나보고 그렇게 입고 다닐 거면 고추를 떼어 버리라고 했다. 내 옷차림이랑 고추가 무슨 상관이지? 유치원 선생님도 내 옷을 갈아입혔다. 츠빙어 선생님은 남자애가 여자애 옷을 입는 건 안 어울린다고 했다. 피나는 츠빙어 선생님도 안 어울리는 옷을 입었다고 지적했다. 역시 피나는 똑똑하다.
유치원에서 우당당탕 디스코 파티를 할 거다. 파티에 입고 갈 옷을 챙겨야지. 나는 전날 축구 공을 망가뜨려 속상해하는 에디에게 새 축구 공을 선물해줬다. 에디는 축구 공을 받고 무척 기뻐했다. 우리는 다 같이 우당당탕 디스코 파티를 했다. 츠빙어 선생님까지 합세하여 다양한 분장을 했다. 에디도 인디언처럼 꾸미고 재미나게 놀았다. 유치원에서 재미나게 놀고 나랑 피나는 집에 가서 소시지를 먹고 또 한바탕 놀았다. 행복한 결말은 이런 거다. 피나는 정말 똑똑하고 나는 예쁘다.
피나의 힘찬 에너지가 다른 사람들까지 밝게 물들여!
그림책을 볼 때 어른들은 글부터 읽고 아이들은 그림부터 읽는다는 얘기가 있다. 물론 모든 어른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