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병원에 온 미니 플래시
초음파│아기 수첩│집│아기는 아가라서│예방접종│수두 바이러스│어린이 병동 놀이터│
미스터 나이팅게일│세 살 할머니│새 봄│어떤 나무│
병원에 온 미니 플래시│청진기│외침│
2부 감기 퇴치 작전
주사기│백혈구│엑스레이│뇌파 검사│위 내시경│우주선을 타다│
한쪽 눈으로 보면│정기 건강검진│여행 가자│감기 퇴치 작전│차라리│알아맞혀 봐│문병│
3부 작은 주사로 주세요
웃음 치료│회진 시간│진료실 앞│티눈│쌍꺼풀 수술│아가의 출근│
맘에 드나요?│보약│입맛 내놔라│시험 보는 날│
작은 주사로 주세요│엄마가 퇴원한 날│코로나19│최선│선물│
4부 손 글씨 눈 글씨
간호사│신호│내게 주시지│손 글씨 눈 글씨│마지막 문자│병원│
면회 시간│이름 때문│돌돌돌돌│밥 언제 나와요?│엄마의 효도│쪽지 편지│
손│발 도장│신생아실│
인터뷰
시인의 말
▶슬픔과 기쁨, 사랑과 이별이 한데 어우러진
삶의 축소판, ‘병원’을 동시에 담다!
배가 아파
병원에 간 막내 고모
위암이래요.
할머닌
꺼억꺼억 목 놓아 울며
내게 주시지
차라리 내게 주시지
막내 고모
부둥켜안고
어이구, 내 새끼
하늘도 무심하시지.
내게 주시지
차라리 내게 주시지……
-「내게 주시지」 전문
병원은 질병을 치료함과 동시에 건강을 회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곳이다. 그렇기에 생로병사의 모든 사연들이 구체적으로 일어나기도 하며, 개개인이 가진 절박한 사연이 도드라지기도 하는 공간이다. 자식의 고통을 대신 가져가고 싶다는 어머니의 눈물은 애달프고도 아릿하며, 극적으로 표현된 가족 간의 사랑은 독자들의 마음을 잔잔하게 두드린다.
한상순 시인은 낯설고 두렵게만 여겨지는 병원이 때로는 더없이 익숙하고 편안한 공간임을 환기시킨다. 삶에 지친 사람들이 세상의 모든 근심을 내려놓고 비로소 자신에게 집중하며 쉴 수 있게 되는 공간이 바로 병원인 것이다.
그런가 하면 때때로 설렘과 기쁨도 살포시 피어오른다. ‘초음파’를 통해 ‘콩콩콩 내 심장 소리’로 엄마 아빠에게 처음으로 탄생의 기쁨을 전하기도 하고, 아기가 ‘태어나서/처음으로/수첩을 가’지기도 하며, 어느새 입가에 웃음이 슬며시 번지는 상황들이 연달아 그려진다.
뾰족 바늘
내
입을 보면
골목대장 찬용이도 벌벌
개구쟁이 민준이도 벌벌
자신만만한 어른들도 벌벌
하지만
내 입이 둥글거나 네모여 봐,
그럼
어떻게 되겠니?
-「주사기」 전문
또한 한상순 시인은 청진기·주사기·엑스레이·엠알아이 등 차갑고 낯선 의료기기들을 각 상황에 맞게 요리조리 가다듬어 독자들에게 한 뼘 더 가까이 다가간다. 뾰족 바늘이 달린 무서운 주사기는 ‘내 입이/둥글거나 네모여 봐,//그럼/어떻게 되겠니?’하고 장난스러운 질문을 던지기도 하고, 청진기는 몸의 ‘소리 하나 놓치지 않고/의사 선생님 귀까지 배달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