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적에게서 달아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자기 자신에게서 달아날 수는 없습니다.”
전학생 리사는 날마다 학교 친구들한테 괴롭힘을 당한다. 학교가 끝나면 그들을 피해 숨이 턱에 닿도록 도망쳐 달리지만 매번 걸려서 온갖 괴롭힘을 당하는 고통을 겪는다. 리사는 학교 가는 게 무섭고 싫다.
리사는 열 살이 되었을 때 엄마가 몇 달 동안 해외에서 일해야 해서 루센힐에 있는 외할머니 집에서 지내게 되었다.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혼자 사는 외할머니 곁에 리사가 있어주면 좋겠다는 엄마의 제안에 리사는 흔쾌히 응했다. 하지만 전학 첫날부터 리사는 귀가 크다고 놀림을 당했다. 그 뒤로 학교 악동 셋이 매일 리사를 놀리고 괴롭히기 시작한다. 그날도 리사는 세 녀석에게 잡히지 않으려고 숨이 턱까지 차오를 정도로 달려서 도서관에 들어갔다. 그러고는 늘 앉던 구석으로 들어가 바닥에 주저앉았다.
리사는 울었다. 이제 더는 견디지 못할 것 같았다. 리사는 이 상황을 끝내고 싶었다. 그때 도서관 한 귀퉁이 맨 아래 칸에서 스스로 빛을 내는 붉은색 책을 발견한다. 책이 리사를 끌어당기는 것 같은 강렬한 느낌에 리사는 그 책을 끄집어내어 빌려온다. 그 책은 바로 ‘슈퍼영웅 지침서’
리사는 책 내용을 정독하며 연습한다. 특히 어디든지 떠올라 날아다니는 비행 능력과 적의 수나 크기에 상관없이 거의 모든 격투에서 이기는 격투기, 동물의 말을 알아듣고 이야기 나누는 능력을 집중적으로 연마한다. 하지만 생각처럼 척척 되지 않는다. 그래도 리사는 포기하지 않고 연습한다. 그리고 마침내 진짜 슈퍼영웅처럼 싸우는 법을 알았다고 느끼고, 다음 날 언제나처럼 자신을 괴롭히는 세 녀석 앞에 서서 용감하게 맞선다. 그러나 리사가 반응할 틈도 없이 한 녀석이 달려들어서 리사는 정통으로 코를 맞고 뒤로 넘어지고 만다. 바보 같은 책! 리사는 책을 믿고 연습한 자신에게 화가 나서 견딜 수가 없다.
그런데 그날 저녁, 외할머니가 리사에게 직접 만든 빨간색 트레이닝복을 선물한다. 트레이닝복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