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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철콘 근크리트 3 (완결
저자 마츠모토 타이요
출판사 문학동네
출판일 2020-10-15
정가 8,000원
ISBN 9788954674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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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화 지옥도
제24화 하얀색
제25화 생쥐 아저씨 관찰일기
제26화 검은색
제27화 아귀 눈에는 물이 보이지 않는다
제28화 그의 이름은 족제비
제29화 시체를 만드는 올바른 방법
제30화 주의착한 아이는 절대 흉내 내지 마세요
제31화 암흑
제32화 우린 남자라구 베이베~
최종화 속·렛츠 고 두 마리
● 『철콘 근크리트』에 대한 감상

어지간히 운이 나쁜 시대가 아니라면 대개 독자들을 들썩거리게 하는 만화가 있다. 1990년대라면 다케히코 이노우에의 『슬램덩크』다. 아주 운이 좋은 시대라면 그 독자들의 추앙을 받는 만화가들의 뺨을 후려치는 ‘만화가들의 만화가’가 있다. 『슬램덩크』의 시대는 운이 좋았다. 바로 그때 마츠모토 타이요의 『핑퐁』『하나오』가 있었고, 무엇보다 『철콘 근크리트』(이하 『철콘』가 무쇠의 속도와 무게로 우리의 뇌리를 후려쳤다. 10년 뒤에야 정식 번역판의 여권을 들고 한국을 찾아왔지만, 이미 수많은 만화가들의 책장에 꽂혀 있는 ‘만화가들의 만화’다.
『철콘』은 타카라쵸라는 근미래 어느 도회지의 마을, 그리고 그곳을 ‘내 동네’라고 부르는 쿠로(黑와 시로(白라는 두 소년, 이렇게 세 주인공이 서로 뒤엉켜 뛰어노는 기기묘묘한 활극 만화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타카라쵸라는 마을은 단순한 무대가 아니라 만화 전체를 뒤흔드는 주인공이다. 동양의 전통 사원, 뻣뻣한 사무 건물, 동글동글한 미래형 주택들이 시대와 국적을 알 수 없게 뒤섞여 있는 이곳은 끊임없이 사람들을 꼬드기면서 달아나라고 말하고, 쾌락과 지루함을 함께 선사하고, 냉정하게 굴면서 향수에 젖게 한다.
나는 이 녀석의 척수를 이루는 굵은 철근이 밑바닥의 어디론가 이어져 있다는 사실을 느낀다. 『철콘』과 마츠모토 타이요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다시 십여 년의 지층을 파내려가야 한다.

- 이명석 (문화평론가